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하는 미국 생물보안법 영향으로 인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는 한국바이오협회 분석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6일 ‘인도의 의약품 CDMO 투자 및 산업동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인도 제약·바이오 기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35~40% 가량 싼 제조비용을 앞세워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미 인도기업 문을 두드리는 미국 제약사가 늘고 있으며, 2029년 인도의 CDMO 시장 규모는 중국과 맞먹는 446억3000만달러(약 60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협회는 전망했다.

인도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경쟁력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글로벌 전문지식을 갖춘 설계 컨설턴트를 활용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낮은 연구개발(R&D) 및 제조비용, 특정 시장에 대한 근접성, 규제 준수시설과 같은 요소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인도 CDMO 간의 관계를 굳건히 해줬다”며 “특히 인도는 미국을 제외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공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 만큼 대형 제약사가 5~10년짜리 장기계약을 맺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대표적인 CDMO 기업으로는 피라말파마솔루션(Piramal Pharma Solutions), 쥬빌런트파마(Jubilant Pharma), 신젠인터내셔널(Syngene International) 등이 있다. 피라말파마솔루션은 원료의약품(API), 펩타이드, 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의약품 제조를 지원한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쥬빌런트파마는 85개국 이상 고객사에게 CDMO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신젠인터내셔널은 최첨단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임상부터 출시 및 상업제조까지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그간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지만, 공급망 다각화 및 전략적 투자 측면에서 많은 기업들이 인도를 R&D 제조 허브로 선택하는 추세”라며 “인도 중앙정부도 바이오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성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잠재력을 갖춘 CDMO 플레이어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