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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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차세대 배터리 기업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첫 대규모 공장을 건설한다.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배터리 시장도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다양한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트론에너지는 1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에 첫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4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나트론에너지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중 하나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안전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나트론에너지의 새 공장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에지콤 카운티에 위치하게 된다. 나트론에너지는 이를 위해 현재까지 약 3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미국 정부에서도 지원을 받고 있다. 회사는 또한 향후 6개월 내에 민간 부문에서 약 5억 달러를 추가로 모금해 공장 건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라인을 통해 나트론에너지의 생산 능력은 약 40배 늘어날 전망이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낮고 추운 기후에서도 잘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배터리 생산 과정에 있어서 중국산 의존도로 문제가 되는 코발트 등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 위험과 노동자 인권 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비용이 저렴하고 가격 변동성이 작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나트론에너지의 배터리는 '프러시안 블루'라는 화합물을 사용해 성능을 높였다. 이 기술은 빠른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데이터 센터나 석유 시추 현장 등 에너지 집약 산업군의 고객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배터리 스타트업들은 높은 이자율과 공급망 혼란 등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환경에서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원했던 액체 금속 배터리 기업 앰브리는 자금 조달 실패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