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닷컴버블'과 달라"…급반등하는 전력주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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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가가 하락세를 탔던 전력장비·전선주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일면서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했으나 AI·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란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6일 HD현대일렉트릭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584% 오른 29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5일 종가(26만4500원)에 비해 12.47% 높은 가격이다. 같은날 LS일렉트릭은 1.93% 올랐다. 변압기 제조기업인 산일전기는 14.80%, 제룡전기는 4.62%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이달초부터 한동안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경기 불확실성 우려에 빅테크 기업들의 AI·데이터센터 투자가 고점(피크)를 지나고 있다는 전망이 퍼진 영향이다. 전력 인프라 기업들은 신규 전력 수요처인 AI 서비스가 확산하고 데이터센터가 많아질수록 매출에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AI·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증가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 혁신 관건 요소인 만큼 각 기업이 AI·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플랫폼 등 북미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올들어 3개월마다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올해 북미 빅테크들의 전년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40%로 2018년(79%)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빅테크들은 AI 시장에 향후 생존이 걸려있다고 봐 과잉투자 위험이 투자 축소보다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당분간 AI 투자가 증가 추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숫자가 뒷받침되는 만큼 2000년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잉투자 우려에도 빅테크들의 투자 확대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며 "AI 사이클의 피크아웃을 고민하기엔 이른 시기"라고 했다.
AI 칩 고도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세도 예상된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내놓을 차세대 AI칩 블랙웰B200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스택)제품이 8개 들어갈 전망이다. 주로 4·8단이 쓰이는 기성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2E)에 비해 데이터 처리량이 많고 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통상 반도체 칩은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고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북미에선 이미 전력 수요 증가세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2분기 기준 수주잔고가 52억5200만달러(약 7조1365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41.1% 불어났다. 마진이 높은 북미향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수주 잔고 중 북미 비중은 1분기 57.5%에서 2분기 59.6%로 늘었다.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도 작년 말 2조3000억원에서 지난 1분기 2조6000억원, 지난 2분기 2조8000억원 등으로 점차 늘고 있다.
경기가 일부 하락세를 타더라도 이같은 추세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력망은 국가 인프라의 영역인만큼 정부의 역할이 크다"며 "경기가 하락 국면을 맞더라도 정부 정책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인 만큼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16일 HD현대일렉트릭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584% 오른 29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5일 종가(26만4500원)에 비해 12.47% 높은 가격이다. 같은날 LS일렉트릭은 1.93% 올랐다. 변압기 제조기업인 산일전기는 14.80%, 제룡전기는 4.62%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이달초부터 한동안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경기 불확실성 우려에 빅테크 기업들의 AI·데이터센터 투자가 고점(피크)를 지나고 있다는 전망이 퍼진 영향이다. 전력 인프라 기업들은 신규 전력 수요처인 AI 서비스가 확산하고 데이터센터가 많아질수록 매출에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AI·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증가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 혁신 관건 요소인 만큼 각 기업이 AI·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플랫폼 등 북미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올들어 3개월마다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올해 북미 빅테크들의 전년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40%로 2018년(79%)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빅테크들은 AI 시장에 향후 생존이 걸려있다고 봐 과잉투자 위험이 투자 축소보다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당분간 AI 투자가 증가 추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숫자가 뒷받침되는 만큼 2000년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잉투자 우려에도 빅테크들의 투자 확대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며 "AI 사이클의 피크아웃을 고민하기엔 이른 시기"라고 했다.
AI 칩 고도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세도 예상된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내놓을 차세대 AI칩 블랙웰B200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스택)제품이 8개 들어갈 전망이다. 주로 4·8단이 쓰이는 기성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2E)에 비해 데이터 처리량이 많고 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통상 반도체 칩은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고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북미에선 이미 전력 수요 증가세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2분기 기준 수주잔고가 52억5200만달러(약 7조1365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41.1% 불어났다. 마진이 높은 북미향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수주 잔고 중 북미 비중은 1분기 57.5%에서 2분기 59.6%로 늘었다.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도 작년 말 2조3000억원에서 지난 1분기 2조6000억원, 지난 2분기 2조8000억원 등으로 점차 늘고 있다.
경기가 일부 하락세를 타더라도 이같은 추세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력망은 국가 인프라의 영역인만큼 정부의 역할이 크다"며 "경기가 하락 국면을 맞더라도 정부 정책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인 만큼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