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등 밸류업 정책으로 금융사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정책이 본격 추진된 후 금융 업종별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은행, 보험, 증권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배금도 순서가 같았다. 다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은행주의 수익성이 낮아져 다른 업종이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 밸류업 성적표, 은행 1등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ODEX 은행’ ETF는 0.18% 오른 85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26.8%에 달한다. 이날 0.92% 오른 ‘KODEX 보험’은 연초 대비 수익률 22.2%로 뒤를 이었다. ‘KODEX 증권’ ETF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14.2%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금융업권별 ETF 기준으로는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수익률이 은행, 보험, 증권 순서로 높다.

개별 기업의 배당금에 해당하는 분배금도 은행, 보험, 증권 순으로 많았다. KODEX 은행은 2022년 370원, 작년 360원, 올해 두 차례에 걸쳐 380원의 주당 분배금을 지급했다. 3년 평균 370원꼴이다. KODEX 보험은 같은 기간 평균 333원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KODEX 증권의 최근 3년 연평균 주당 분배금은 300원이다. 지난 15일까지 밸류업 계획 공시를 마친 7개 기업 중 5곳이 금융사일 정도로 업권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재까지 ‘밸류업 대장’은 은행주인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책 초기인 만큼 대표적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은행 ETF의 수익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밸류업 주도 금융업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하락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수혜를 보는 증권주가 치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