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 호황기에 진입했습니다. HBM 같은 인공지능(AI) 메모리 뿐만 아니라 일반 서버 D램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추가 제재를 우려한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사재기까지 이어지면서 시장 수요를 더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반도체 업황 반등이다 아니다 말이 많았는데, 이제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기자> 정확하게 말하면 반도체가 수요가 폭발해서 대호황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수요가 꾸준히 살아나고 있고, 무엇보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상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이 이미 기업들의 실적으로도 확인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도 높은 반도체 감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따른 착시라는 분석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최근 HBM을 제외한 범용 메모리 수요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런 공포는 다소 사그라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8~13% 오른 가격으로 반도체 가격 협상을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2분기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 재고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잖아요.

<기자> 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반고보고서를 공시했는데, 두 기업 모두 반도체 재고가 줄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충당금을 감안하면 2조 원 가량 줄어든 28조 원 정도로 나타나고요. SK하이닉스역시 재작년말 정점을 찍은 뒤 재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재고가 줄어든다는 건 판매량이 생산량 보다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중요한 건 지금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도 높은 반도체 감산을 진행한 뒤 현재까진 다시 큰 폭의 증설을 단행하진 않은 상태입니다. 그 사이에 HBM 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크게 창출되면서 범용 D램 등의 라인이 AI 메모리로 전환됐습니다.

미국의 빅테크를 비롯해 화웨이,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들도 HBM 증설에 따른 일반 서버 D램 공급 차질이 올까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다음달 미국의 추가 제재를 우려한 중국 기업들의 사재기까지 겹쳤습니다.

AI 서버를 비롯해 기존 데이터센터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해줘야 하는데 반도체가 부족하면 제 때 진행할 수 없게 됩니다.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전체적인 반도체 수급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당분간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을 전망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일각에선 반도체 공급과잉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습니다만,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팬데믹 호황기 처럼 반도체 생산능력을 크게 키우지 않았습니다. 감산 이후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증설을 먼저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수십조 원 규모의 반도체 적자를 봤던 삼성과 SK 입장에선 설비투자를 늘리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할 전망입니다. 현재 장비 반입이 시작된 삼성전자 평택 4공장은 내년 6월쯤,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에선 내년말 최신 D램이 양산될 예정입니다.

HBM은 내년물량까진 완판되다시피 한 상황이고, 범용 메모리 공급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호실적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3분기 팬데믹 호황기에 버금가는 영업익 10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같은 시기 SK하이닉스는 2018년 메모리 슈펴 호황기를 뛰어 넘는 7조 원 가량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반도체 다시 '슈퍼 호황' 기대…서버 D램은 품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