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졌던 심해저 초고압·고온 유전이 개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해당 기술로 전 세계 수십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추가 생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셰브런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멕시코만의 6마일(약 9.6㎞) 깊이 유전에서 석유 생산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를 바탕으로 석유·가스를 추출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셰브런이 약 57억달러를 들인 앵커 심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기술은 멕시코만에서 거둔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브라질, 나이지리아, 나미비아 등 다른 글로벌 심해 유전 사이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셰브런은 멕시코만 심해에서 부유식 생산기지 앵커를 운영하고 있다. 깊이가 10㎞에 가까워 초고압이면서 수온이 121도에 달하는 유전이다. 이를 위해 셰브런은 기존에 사용되는 시추 장비보다 약 3분의 1 더 높은 초고압에서 작동하고 고온을 견딜 수 있는 특수 장비를 이용했다.

이 장비는 2만psi(평방인치당 파운드)의 초고압에서 작동할 수 있는 20K 기술로 작동한다. 2만psi 압력은 중형 불도저 650대가 가하는 힘과 동일한 초고압이다.

이번 프로젝트 성공으로 멕시코만 석유 생산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매켄지는 “2027년까지 멕시코만 하루평균 석유 생산량이 270만 배럴로 늘어날 것”이라며 “20K 기술이 멕시코만에서 이전에 회수할 수 없었던 총 20억 배럴 이상의 석유를 추가로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