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더위가 연일 ‘폭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부산시에 이어 서울시도 기상 관측 118년 이후 ‘최장 열대야’ 기록을 다시 썼다. 더위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예보에 앞으로 연일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유례없는 여름이 될 전망이다.

'열 받는 밤' 27일째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달 21일 이후 26일째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1907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시의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은 21세기 최악의 더위로 꼽혔던 2018년 7월 21일부터 8월 15일(26일)까지다. 열대야는 야간(오후 6시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밤을 말한다. 열대야 지속 일수는 지역별로 ‘근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올해 서울에서는 광복절을 지나고도 찜통더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최장 열대야’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선선한 가을이 온다는 ‘처서’(22~26일)에 이르러서야 열대야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지난 15일 밤까지 22일째 열대야가 지속돼 근대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121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을 세웠다. 인천은 역대 두 번째(24일), 제주는 역대 다섯 번째(32일) 장기 열대야가 진행 중이다.

꺾이지 않는 더위로 기록을 갈아치우는 지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쪽 지역과 경상권 해안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며 누적 온열질환자는 2570명으로 전년 대비 294명 늘었고 총사망자는 22명을 기록했다. 폐사한 가축은 총 77만9000마리, 양식 피해는 총 119만2000마리에 달한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는 폭염·열대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15일 기준 17개 시·도에서 3630명이 비상 근무하며 폭염에 대비한 물품 전달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