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작년 9월 이후 t당 1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시장에서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기업들의 탄소 감축 기술 투자를 저하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가 가장 활발한 2023년 배출권(KAU23) 가격은 이날 종가 기준 t당 9200원이다. 작년 9월(1만4600원)의 63%에 불과하다. 2015년 1월 시작된 배출권거래제는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에 할당량을 준 뒤 과부족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규모가 가장 큰 유럽연합(EU)의 거래가격은 이달 중순 현재 t당 72유로(약 10만7000원) 한국보다 10배 비싸다.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2022년 초 t당 3만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할당량보다 기업들의 배출권 수요가 감소한 것이 핵심 원인이다. 기업들에 할당되는 배출권의 유상 비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3차 배출권 기본계획(2021~2025년)상 기업의 배출권 유상 할당 비율은 최대 10%에 불과하다. 배출권을 사는 게 훨씬 유리하다 보니 대부분 기업이 기술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