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희소 유전병 진단 전문기업 쓰리빌리언이 미국과 중동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5년 내 글로벌 검사 건수를 10만 건으로 끌어올려 2029년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희소질환 유전자 검사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쓰리빌리언 "美·중동 희소질환 시장 선점할 것"

○희소질환 진단 정확도 99.4%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18일 “내년 상반기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현지 의료진과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차원의 350억원 규모 희소 유전병 진단 사업 입찰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희소질환은 1만여 종에 달한다.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의사가 모든 병을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진단 자체가 어렵다. 업계에서는 희소질환자가 정확한 병명을 알기까지 통상 5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한다.

쓰리빌리언은 2016년 설립 당시부터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한 희소질환 진단에 초점을 맞췄다. 희소질환 중에서도 유전병 진단에 주력했다. 금 대표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유전체 변이의 병원성(질병의 원인일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 ‘3씨넷(Cnet)’을 개발했다”며 “혈액 검사로 평균 3주 내에 결과가 나오며, 정확도는 99.4%”라고 했다.

○“5년 내 누적 검사 건수 10만 건”

쓰리빌리언 검사로 지금까지 자신의 병명을 진단받은 희소질환자는 세계적으로 6만5000명에 달한다. 매출의 60% 이상도 해외에서 나온다.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오는 10월 상장을 앞둔 쓰리빌리언은 미국과 중동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 검사 건수와 매출 모두 ‘퀀텀점프’를 이루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27억원이던 매출을 5년 내 1000억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금 대표는 “지금도 미국 병원 일부에서는 쓰리빌리언 검사를 사용한다”며 “내년 초 법인을 세우고 현지 직원을 고용해 5년 내 누적 검사 건수를 10만 건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중동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았다. 중동은 근친혼이 많아 유전질환 발병률이 높다. 금 대표는 “하반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입찰에 성공하면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료’ 재분석 서비스로 차별화

미국 기업 진디엑스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은 ‘재분석’에서 찾았다. 희소질환은 매년 200~300개씩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에 검사 당일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병명이 수개월 뒤 규명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금 대표는 “쓰리빌리언은 ‘미진단’으로 결과가 나온 환자들의 유전자를 매일 재분석한다”며 “미국에서는 재분석 비용이 보통 유전자 검사 비용과 똑같은 사례가 많지만 쓰리빌리언은 무료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희소질환 진단에 이어 치료제 개발로도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희소질환 중 치료제가 있는 병은 5%에 불과하다. 금 대표는 “근육질환 등을 적응증으로 초기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만들어 전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5년 내 100개 파이프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와도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금 대표는 “미국 노바티스를 포함해 5곳과 논의 중”이라며 “10개 이상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