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기업 코스트코홀세일코퍼레이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식료품비 부담으로 미국 젠지세대(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의 창고형 매장 이용률이 높아진 동시에 연회비 인상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갑 얇아진 Z세대도 '코스트코 홀릭'
지난 16일 코스트코 주가는 870.59달러로 올해 들어 31.89% 올랐다. 기술주 종목이 크게 빠진 8월 들어서도 5.91%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나스닥지수는 각각 0.57%, 0.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트코 주가 상승 원인으로 식료품비 부담이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곡물 가격 하락으로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가계 소비 여력이 약해져 식료품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가처분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2%로, 1991년 11.4%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트코는 미국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룸메이트나 친구들과 함께 창고형 매장에서 물품을 대량 구매해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올해 3월 기준 코스트코 고객 중 18~29세가 차지한 비중이 28%로 가장 높았다. 30~49세가 26%, 50~62세가 16%로 뒤를 이었다.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젊은 세대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유료 멤버십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회계연도 3분기(지난 3~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585억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트코 매장 멤버십 연회비가 인상되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코스트코는 다음달부터 골드스타, 이그제큐티브 멤버십 연회비를 각각 5달러, 10달러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트코의 영업이익 중 50%를 멤버십 수익이 차지하는 만큼 추가적인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Z세대가 대량 구매에 멤버십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캐시백과 같은 추가 혜택을 노리는 만큼 록인 효과(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트코 북미 멤버십 갱신율은 93%에 달한다.

멤버십 공유 단속에도 나서 더 많은 소비자가 회원으로 가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황홍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비밀번호 공유 단속과 비슷한 접근 방식으로 비회원의 무단 사용을 방지해 추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