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이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에 관한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친환경 엔진 부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조선업계 이익률王' HD현대마린솔루션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 상반기 매출 8208억원에 영업이익 1224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4.9%다. 지난해(14.1%)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해양산업 솔루션을 맡는 HD현대 계열사다. 새로 건조한 선박을 해운사에 넘긴 뒤 20~25년간 애프터서비스(AS)를 해주는 회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는 다른 조선업체와 비교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4%(매출 12조1311억원, 영업이익 5366억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4.3%)과 한화오션(0.9%)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직접 선박을 건조하진 않지만 선박 수리·개조와 유지보수 등을 맡는다는 점에서 조선업으로 분류된다. 조선업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후방산업을 전담하는 셈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에 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IMO가 2050년까지 ‘해운 분야 탄소배출 제로(0)’를 선언한 뒤 디젤 엔진으로 가동하는 구형 선박을 친환경 엔진으로 개조하려는 수요가 대폭 늘었다. 친환경 선박을 새로 건조하는 대신 엔진과 관련 부품만 갈아끼우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런 일감을 가장 많이 따내는 회사가 HD현대마린솔루션이다. HD현대 계열 조선사들이 만든 선박의 부품과 엔진 AS를 독점적으로 맡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 계열 조선사들의 지난해 대형 선박엔진 시장 점유율은 36%에 달한다.

이중연료(DF) 엔진 수요가 증가한 것도 HD현대마린솔루션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DF엔진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연료와 기존 디젤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엔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에서 DF엔진 AS를 담당하는 AM솔루션 부문 매출은 올해 2분기 3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 늘었다.

시장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