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에게 고용된 영상 편집자와 기획자, 매니저 등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처음 나왔다.

그동안 이들이 프리랜서로 인식돼 근로계약서 없이 일해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비슷한 사례에 대한 법원 판단 추이도 주목된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구독자 140여만 명을 둔 유튜버 A씨에게 고용된 매니저 겸 기획자 B씨가 제기한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 사건에 대해 “B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성남고용지청은 △유튜버의 근무시간·장소 지정 △기획 외 부수적 업무 지시 △기획안 승인권 보유 등을 근거로 유튜버가 B씨를 지휘·명령했다고 봤다. 또 △주5일 근무로 출근일을 전제로 월 고정급여 지급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던 점도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가 됐다.

이번 사건은 B씨가 지난해 12월 A씨의 유튜브 채널에 채용됐다가 야외 방송 중 다쳐 퇴사한 데서 비롯됐다. B씨가 산재보험을 신청하려 했으나 A씨 측이 거부하자 B씨는 올 3월 A씨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용청에 진정했다.

이번 진정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노무사는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로 관련 종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법은 “근로계약 체결 증거가 없다”며 유튜브 채널 영상 제작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어 법적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허란/곽용희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