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오는 2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상청이 처음으로 ‘폭염 백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2019년 폭염이 ‘자연 재난’으로 분류된 이후 체계적인 대응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은 연내 발간을 목표로 폭염 백서 작성 작업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백서엔 그동안의 폭염 기록과 폭염의 원인 및 구조, 중장기 폭염 전망과 폭염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등을 담을 예정이다. 기상청은 장마와 태풍,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현상) 등에 대해 백서를 낸 적이 있지만 폭염 백서를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폭염 권위자인 이명인 UNIST(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이 백서 주저자를 맡았다.

올여름 폭염의 심각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17일 기준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8.9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 9.1일)의 두 배를 넘어섰다. 누적 온열질환자는 2704명, 사망자는 23명에 이른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 전국 평균 폭염 일수(29일)보다는 아직 9일가량 짧다. 2018년 당시 온열질환자 4526명이 발생하고, 48명이 사망했다.

올해는 열대야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기 중 다량의 수증기가 온실효과를 일으키면서 낮 열기가 밤에도 식지 않아서다. 17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5.9일로, 역대 1위인 1994년(16.8일)과 2위인 2018년(16.6일)에 근접했다.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지역별로는 이미 열대야 일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19일 이후 전국에 비가 내릴 수 있다면서도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기온이 다소 올라가다가 비가 내리면 일시적으로 폭염이 완화될 수 있지만 23일 이후에야 기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