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여러분들의 노후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을 다루는 ‘디지털 온리’ 콘텐츠 [일확연금 노후부자] 시리즈를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합니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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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선진국' 미국에서는 100만달러(약 13억원)을 모으고 은퇴하는 연금 백만장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미국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인 401K 연금자산이 100만달러가 넘는 가입자는 지난 1분기 기준 48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전보다 43%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연금 백만장자 가운데에는 자산가나 고소득 전문직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01K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20년간(2001~2020년) 연평균 8.6%에 달했습니다. 연평균 8.6%의 수익률로 은퇴하기까지 30년간 월 60만원씩 넣는다면 '복리의 마법'으로 인해 9억5300만원으로 불어납니다. 평범한 직장인도 10억원을 갖고 은퇴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셈입니다.

연평균 8~9% 수익률...높은 기술주 비중이 비결

'연금 100만달러'의 비결은 높은 주식 투자 비중에 있습니다. 연금자산을 원리금에 방치하는 게 아니라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장기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연금 백만장자의 평균 계좌 보유 기간은 26년으로, 연소득의 평균 17%를 퇴직연금으로 투자했습니다.

미국 3대 타깃데이트펀드(TDF) 운용사인 뱅가드, 피델리티, 티로프라이스의 2050 TDF(은퇴시점을 2050년으로 잡은 TDF)를 분석한 결과 주식 비중은 약 90%였습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상품으로, 가입자가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해주면 알아서 자산별 비중을 조정해줍니다.

청년기에는 성장주와 고수익 채권 등에 자산을 집중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 배당주와 국채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식입니다.
'뱅가드 2050TDF'(VFIFX)의 2006년부터 누적 수익률
'뱅가드 2050TDF'(VFIFX)의 2006년부터 누적 수익률
'뱅가드 2050TDF'(VFIFX)은 미국 주식 53.59%, 해외 주식(미국 이외) 34.74%으로 총 주식 비중이 88.33%였습니다. 나머지는 미국 채권과 해외 채권, 현금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됐습니다.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8.68%에 달했으며 올 들어서 수익률도 12.63%에 이릅니다.

주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기술주(24.68%)였습니다. 이 가운데에서도 애플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닷컴, 메타, 알파벳 등 시가총액이 큰 매그니피센트7(M7)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피델리티프리덤인덱스 2050'(FIPFX)도 미국 주식 53.83%, 해외 주식 36.14%로 주식에 높은 비중을 둬 자산배분을 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높은 성장주를 주로 담고 있어 M7 등 기술주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큽니다. 마찬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8.62%에 달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DF는 주식 비중을 크게 가져가면서도 미국 주식, 해외 주식, 국내외 채권 등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게 장점"이라며 "패시브펀드를 편입하고 있어 미국 증시가 흔들리면 하락할 수 있지만 증시가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확고해 미국에서 가입자가 중도인출하는 사례가 적다"고 말했습니다.

美 MZ들도 연금 투자 열풍..."연금계좌 방치하지 말아야"

미국에서는 MZ세대들 사이에서도 연금투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연금투자는 가장 큰 무기가 시간이 주는 '복리'이기 때문에, 빠르게 시작할 수록 높은 수익률을 챙겨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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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퇴직연금 계좌 평균 자산은 2019년 2만7600달러(약 3754만원)에서 지난 1분기 5만9800달러(약 8134만원)로 늘어났습니다. 최근 주식 시장이 활황인 데다 퇴직연금 납입액도 꾸준히 늘어난 덕분입니다.

꾸준히 유입되는 연금 자산이 증시를 상승시키고, 개인의 연금자산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매년 퇴직연금을 통해 증시에 유입되는 금액만 약 4000억달러(약 53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퇴직연금의 78%가 연 2~3% 수익률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방치돼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내며 노후 자금을 깎아 먹고 있는 셈입니다. 1분기 기준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적립금 184조1936억원 중 144조2942억원(78.3%)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들어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연금 백만장자가 나오려면 연금계좌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수익률을 1%포인트만 올려도 매년 복리로 돈이 쌓이기 때문에 현재 내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퇴직연금 운용 계획부터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 대한민국 평균 은퇴연령은 51세에 불과합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지금부터 철저한 재테크 플랜이 필요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 예금, 파생상품, 부동산 등 각종 금융상품을 통한 자산관리 전략을 매주 2회 화요일과 목요일에 연재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거나 포털에서 [일확연금 노후부자]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재테크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