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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핫’한 지역은 경기 구리와 남양주다. 수도권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이 지난 10일 개통하면서 서울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남양주 별내역에서 서울 잠실역까지 이동시간이 45분에서 27분으로 단축되면서 인근 집값도 뛰고 있다.
이처럼 ‘철도 호재’는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워낙 많이 드는 프로젝트다 보니 실제 철길이 깔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은 편이다. 별내선이 지나는 구리·남양주처럼 철도 호재를 품고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지역은 어디인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해 불확실성이 드리우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짚어봤다.
‘GTX 효과’ 운정 활기
올해 하반기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가장 큰 신규 노선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이다. 지난 3월 A노선 남쪽 구간(화성 동탄~수서)이 문을 연데 이어 북쪽 구간은 오는 12월부터 탑승객을 맞을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선 GTX-A 운정~서울역 구간 연내 개통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시운전을 개시하고 국토교통부가 ‘적기 개통’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연내 개통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GTX-A노선은 파주 운정역을 출발해 고양 킨텍스역, 대곡역, 연신내역을 거쳐 서울역에 이르는 노선이다.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이 50분대에서 20분대로 당기게 된다. 파주나 고양 등 지역이 ‘30분대 서울 생활권’이 된다는 얘기다. 다만 대곡역과 연신내역 사이에 조성되는 창릉역은 뒤늦게 추가된 정차역인 만큼, 몇 년 후에야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운정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이미 활기를 띠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파주 목동동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작년 1월만 해도 5억6000만~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엔 같은 면적이 7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1년반 만에 몸값이 1억원 가까이 뛴 것이다. 고양의 경우 ‘K-컬처밸리’ 사업 좌초 등의 여파로 현재 시장 상승세가 두드러진 않는다. 하지만 GTX-A가 향후 서울 삼성역 등까지 이어지는 만큼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조만간 개통을 앞두고 있는 노선도 주목할 만하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계양역에서 검단신도시를 연결하는 검단연장선이 내년 상반기 개통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출발해 위례신도시를 거쳐 8호선 복정역으로 이어지는 위례트램은 내년 하반기부터 달릴 예정이다.
신안산선은 20개월 개통 지연
보통 착공 단계에서도 철도 호재가 크게 부각된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 포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7호선 옥정~포천 연장구간 착공을 연말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2029년 완공하게 된다. ‘지하철 불모지’인 포천의 서울 접근성이 한층 좋아질 전망이다. 현재 7호선 도봉산~옥정 구간도 2026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대장홍대선 라인도 최근 ‘조기 착공’ 호재를 안고 있다. 원래 내년 3월 실시계획 승인 예정이었는데, 국토부가 올해 말로 앞당기기로 했다. 2030년에 예정대로 완공되면 부천 대장지구에서 서울 홍대입구역까지 27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부천 대장지구와 고양 덕은지구, 서울 신월동 등이 수혜지역으로 거론된다.반면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뒤틀려 애를 먹는 지역도 있다. 신안산선이 대표적이다. 원래 내년 4월 개통이 목표였는데, 20개월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최근 확인됐다.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인 여의도역까지 연결되는 핵심 노선이다. 안산과 시흥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데, 실제 이용까지는 더 기다려야 하게 됐다.
신안산선이 늦어지면서 서해선도 타격을 받게 됐다. 서해선 일산~원시 구간은 이미 운행 중이다. 서해선 송산~홍성 구간은 올해 10월께 개통 예정이다. 마지막 남은 게 송산~원시 구간인데, 이 노선은 신안산선 노선과 함께 쓰는 구간이다. 신안산선 개통이 지연되는 만큼, 서해선 전 구간 개통도 늦어지는 셈이다.
일각 “GTX-B·C도 불안”
사업 초기 단계부터 암초를 맞은 사업장도 적지 않다. 위례신사선이 대표 사례다. 2008년 신도시 교통 대책으로 추진됐지만, 아직 첫 삽도 못 떴다. 지난 6월 GS건설 컨소시엄이 서울시와 공사비 갈등을 겪다가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포기해버려 사업이 더욱 안갯속에 빠졌다. 서울시는 공사비를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증액해 재공고에 나설 계획이다. 재공고 이후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최소 2030년은 넘어야 완공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GTX-B와 C 노선도 불안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B노선은 2030년, C노선은 2028년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실착공에 들어가지 않았다. C노선의 경우 작년 12월 실시계획승인을 받았는데, 실착공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사업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금융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착공계를 내고 착공에 나설 전망이다. 빠르면 이달 착공계 제출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노선도 올해 3분기 내로 실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B의 경우 완공 시점도 2030년으로 여유가 있고, C노선에 비해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 자금 조달 여건이 비교적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