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제공
무신사 제공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내년 말에서 내후년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는 만큼 올해 안에 주관사 선정을 마칠 전망이다. 기업가치 3조~4조원대 ‘대어’인 만큼 증권사의 주관사 선정 경쟁도 벌써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유가증권시장 IPO 소식은 지난달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나왔다. 무신사는 지난달 주요 투자자들과 만나 증시 입성 시 흥행 가능성과 현재 IPO 시장 분위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증권사 IPO본부장은 “한 달 안에 입찰제안서(RFP)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증권사들이 주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IPO를 준비하는 발행사는 입찰제안서를 증권사에 발송한 뒤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주관사를 선정한다. 상장을 위해서는 목표 시점의 최소 1년 6개월 전에는 주관사 선정을 마쳐야 한다. 1년 동안 기업실사를 비롯한 사전 준비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IPO를 앞두고 임원진 정비를 마친 바 있다. 지난 3월에 조만호 의장이 총괄대표로 복귀한 데 이어 박준모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과 938억원 투자 계약을 맺을 당시 2024년 IPO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상장하지 못하면 연 8% 수익률을 얹어 투자금을 물어주는 계약(풋옵션)을 체결했다.

하지만 성장 여력이 큰 만큼 세쿼이아캐피털이 당장 풋옵션을 행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3조~4조원의 ‘IPO 대어’로 꼽힌다. 하지만 IPO를 위해서 적자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무신사 지난해 매출은 9931억원, 영업손실은 86억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 적자로 전환했다.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에서 3년 동안 886억원의 영업적자가 누적된 영향이 컸다. 무신사 관계자는 “IPO 시장을 참고해 상황이 좋으면 속도를 낼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 상장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2001년 조 대표가 고교 3학년 때 시작한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시작했다.

2009년 상거래 기능을 도입해 현재의 무신사 스토어로 성장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