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의 설움…新기술 개발로 날아오르나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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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런이 대형 호재를 발표했다. 심해 초고압 유전에서도 석유가스를 시추할 수 있는 장비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소식이다. 올해 2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고한 셰브런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 모멘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셰브런 주가는 19일(현지시간) 주당 146.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21일 145.32달러로 마감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어닝쇼크 보고 이후 줄곧 급락장을 보였던 주가가 심리적 지지선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셰브런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44억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2.43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2.91달러를 밑돌았다. 셰브런은 "유리했던 세제 항목이 일몰되고 정제 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업계 1위 경쟁사인 엑슨모빌은 호실적을 발표한 것과 비교되면서다. 셰브런 주가는 올해 내내 힘을 받지 못했다. 4월 한때 166달러 선을 찍었던 주가는 다시 147달러 선으로 내려와 있다.
이와 관련해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최고투자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에너지 주식은 2021년과 2022년에 고유가 호재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전반적으로 잠잠하다"며 "투자자들이 주로 기술주에 집중하면서 에너지 섹터를 일종의 '헤지' 또는 '현금 창출 수단'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주식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고성장 기술주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셰브런은 최근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셰브런이 약 57억 달러를 들인 앵커 심해 프로젝트가 성공함에 따라 미국 멕시코만의 해저 9.6㎞ 깊이, 수온 121도의 유전에서 석유·가스를 추출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셰브런은 기존에 사용되는 시추 장비보다 약 3분의 1 더 높은 2만 psi(평방 인치당 파운드)의 초고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장비를 사용했다. 셰브론은 해당 기술을 통해 멕시코만 생산량이 2026년까지 현재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셰브런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퍼미안 분지에서 기록적인 생산량을 달성했고, 콜로라도와 와이오밍의 DJ 분지 등에서도 생산량이 늘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원유 수요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은 셰브런의 원유 증산 기조와 맞물려 추가적인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2025년 세계 원유 소비량을 기존 예상치보다 20만 배럴 감소한 하루평균 1억4450만 배럴로 수정 전망하는 등 주요 기관들이 예상한 원유 수요 증가율이 평균 1.6%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에너지 섹터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적 불확실성이나 시장 변동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방어 수준을 제공하고 탄탄한 배당금을 지급하는 종목을 찾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셰브런은 현재 주당 1.63달러의 분기 배당금을 지급해 배당 수익률이 4.4%에 이른다. 이는 업종 평균을 웃돌 뿐만 아니라 S&P 500 평균치(1.3%)를 크게 상회한다. 셰브런은 2분기에도 자사주 매입, 배당금 등에 6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셰브런의 오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브런은 엑슨모빌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셰브런이 셰일기업 헤스를 5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엑슨모빌이 제동을 걸었다. 헤스는 엑슨모빌이 주도하는 가이아나 유전 프로젝트에 지분율 30%로 참여 중인 곳이라서다. 엑슨모빌은 "헤스가 보유한 가이아나 유전 지분은 우리에게 우선 매수권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양사의 중재 심리는 내년 5월 개시된다. WSJ는 "셰브런은 최대 경쟁사인 엑슨모빌의 가장 중요한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헤스에 대한 입찰이 전면 무산되는 도박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셰브런 주가는 19일(현지시간) 주당 146.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21일 145.32달러로 마감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어닝쇼크 보고 이후 줄곧 급락장을 보였던 주가가 심리적 지지선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셰브런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44억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2.43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2.91달러를 밑돌았다. 셰브런은 "유리했던 세제 항목이 일몰되고 정제 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업계 1위 경쟁사인 엑슨모빌은 호실적을 발표한 것과 비교되면서다. 셰브런 주가는 올해 내내 힘을 받지 못했다. 4월 한때 166달러 선을 찍었던 주가는 다시 147달러 선으로 내려와 있다.
이와 관련해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최고투자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에너지 주식은 2021년과 2022년에 고유가 호재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전반적으로 잠잠하다"며 "투자자들이 주로 기술주에 집중하면서 에너지 섹터를 일종의 '헤지' 또는 '현금 창출 수단'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주식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고성장 기술주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셰브런은 최근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셰브런이 약 57억 달러를 들인 앵커 심해 프로젝트가 성공함에 따라 미국 멕시코만의 해저 9.6㎞ 깊이, 수온 121도의 유전에서 석유·가스를 추출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셰브런은 기존에 사용되는 시추 장비보다 약 3분의 1 더 높은 2만 psi(평방 인치당 파운드)의 초고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장비를 사용했다. 셰브론은 해당 기술을 통해 멕시코만 생산량이 2026년까지 현재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셰브런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퍼미안 분지에서 기록적인 생산량을 달성했고, 콜로라도와 와이오밍의 DJ 분지 등에서도 생산량이 늘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원유 수요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은 셰브런의 원유 증산 기조와 맞물려 추가적인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2025년 세계 원유 소비량을 기존 예상치보다 20만 배럴 감소한 하루평균 1억4450만 배럴로 수정 전망하는 등 주요 기관들이 예상한 원유 수요 증가율이 평균 1.6%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에너지 섹터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적 불확실성이나 시장 변동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방어 수준을 제공하고 탄탄한 배당금을 지급하는 종목을 찾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셰브런은 현재 주당 1.63달러의 분기 배당금을 지급해 배당 수익률이 4.4%에 이른다. 이는 업종 평균을 웃돌 뿐만 아니라 S&P 500 평균치(1.3%)를 크게 상회한다. 셰브런은 2분기에도 자사주 매입, 배당금 등에 6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셰브런의 오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브런은 엑슨모빌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셰브런이 셰일기업 헤스를 5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엑슨모빌이 제동을 걸었다. 헤스는 엑슨모빌이 주도하는 가이아나 유전 프로젝트에 지분율 30%로 참여 중인 곳이라서다. 엑슨모빌은 "헤스가 보유한 가이아나 유전 지분은 우리에게 우선 매수권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양사의 중재 심리는 내년 5월 개시된다. WSJ는 "셰브런은 최대 경쟁사인 엑슨모빌의 가장 중요한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헤스에 대한 입찰이 전면 무산되는 도박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