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허문찬 기자
사진=허문찬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간 산별중앙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주4.5일제 도입과 은행 업무 시간을 9시 반으로 조정하는 현안 등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금융노조는 19일 김형선 위원장 명의 담화문을 통해 "금융 노사 간 2024년 산별중앙교섭이 최종 결렬됐다"며 "2차까지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은 사측의 해태로 결국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라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4차 산별중앙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지난달 25일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한 바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금융산업 사용자를 대표하는 법적 사용자단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에 핵심 안건인 ‘임금 인상’과 ‘9시 반 영업 시작’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가지고 교섭에 임하라고 권고했지만 불응했다"며 "오는 20일부터 투쟁행위 첫 단계인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 금융 노사 산별중앙교섭에선 임금교섭과 단체협약 관련 교섭이 모두 진행 중이었다.

임금과 관련해선 금융노조가 애초 8.5%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협상 끝에 5.1%로 낮췄다. 사용자 측도 임금 인상률을 1.5%에서 1.9% 올렸다.

다만 금융노조의 주4.5일제 도입 및 영업시간 단축 요구, 본사 이전 및 지점 폐쇄 시 노동조합과 합의 등 요구사항에 대해선 사용자단체 측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은행원들은 9시 시업을 지키기 위해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일찍 출근했다"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고 초과 노동이지만 합당한 처벌도 보상도 없다. 우리가 주장하는 ‘영업시간 단축’은 이런 비정상을 바로잡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 시작을 30분 늦춤으로써 출근 시간을 9시로 정상화하자는 요구가 왜 과욕인가"라고 반문했다.

주 4.5일제 근무 요구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20년 전인 2004년, 금융노조는 대한민국 최초로 전 사업장 주5일제 시행을 이끌었다"며 "정치적·사회적으로 주4일제는 충분히 숙성됐고 보수정당에서도 ‘주3일 출근제’를 주장할 만큼 일터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최고의 출산 장려책"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투쟁 계획을 의결하고 8월 중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