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에서 '수렁'된 中...자동차업체 '곡소리'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돈줄' 노릇을 하던 중국 시장이 이제는 '수렁'이 되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 업체에 밀려 매출이 급감한데다 다른 해외 시장과 달리 발을 쉽게 뺄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전 세계 해외 합작투자 및 관계사들 실적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합작투자 법인의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처음 비야디(BYD)에 밀렸다. 중국 내 소비자들이 해외 업체보다는 자국 브랜드 전기차를 많이 산 것이 이유다.

중국 내 해외 업체 자동차 판매 비중은 2022년 2월 56.6%까지 올랐지만 2년여 만인 올해 7월 33%로 떨어졌다. 반면 BYD 비중은 2022년 1월 4.5%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7월 18.1%로 올랐다

GM도 2017년에 중국에서 4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할 정도였지만 2023년 판매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2009년 파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중국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중국에서 쉽게 철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중국이 전기차 제조 및 수출의 글로벌 허브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금융솔루션업체 제퍼리스의 필립 후쇼아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가볍게 떠날 수는 없다. 중국에서의 사업뿐만 아니라 중국 공급업체와 소비자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라이슬러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중국 내 합작회사가 파산 신청을 한 후 지난 2022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1년 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저장 립모터 테크놀로지 지분 20%를 사들이며 중국으로 돌아왔다.

일본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도요타의 중국 합작법인 수익은 올해 2분기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혼다의 지분 수익도 거의 전액 사라졌다.

리서치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 이사는 "중국 내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