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지난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업종이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호황 사이클에 올라타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덕분이다. 조선과 방위산업, 자동차 등 일부 수출업종도 업황 호조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내놨다. 반면 2차전지, 철강 등은 저조한 실적을 냈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반도체 업종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차·조·방'이 끌었다…상장사 2분기 매출 사상 최대

반도체가 이끈 2분기 상장사 실적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기업 603곳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연결 기준)는 각각 749조7106억원, 56조16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2%, 97.78%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42조2660억원)은 123.19% 급증했다. 매출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반도체 업종이 전체 실적을 강하게 끌어올렸다. 전기·전자 업종 58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8조8331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4242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74조683억원)과 영업이익(10조4439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3.4%, 1462.2% 급증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SK하이닉스도 2분기 역대 최대 매출(16조4233억원)을 올렸다.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이 높아진 데다 원·달러 환율 효과까지 누린 자동차 업종도 견고한 2분기 실적을 냈다. 현대자동차는 2분기 매출(45조206억원)과 영업이익(4조2791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도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3조6437억원)을 거뒀다.

조선과 방산 업종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20년 만의 장기 호황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HD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3764억원)은 전년 대비 428.7% 급증했다. 폴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수주 잔액을 확보한 방산 업종도 견조한 실적을 자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358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6.5% 늘었다.

철강·2차전지는 ‘어닝 쇼크’

전체 업종이 고르게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강 화학 에너지 업종은 2분기 부진했다. 철강금속 업종 33개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74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중국 경기 둔화로 시클리컬(경기민감) 업종 중 어닝 쇼크를 낸 기업이 많았다”며 “그 기업의 빈자리를 방산과 조선이 채워줬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2차전지 업종도 최악의 실적을 냈다. 2차전지 업종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 대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1146개 상장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연결 기준)는 각각 67조5728억원, 3조17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0%, 1.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이익 합계는 1조6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3분기에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장사의 실적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상장사 228개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68조1030억원, 68조7683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8%, 55.3% 증가한 수치다.

심성미 기자

▶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2024년 2분기 결산 실적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8191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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