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K스페셜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매각가가 수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매물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SK그룹이 활발히 벌여온 그룹 리밸런싱(사업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다다를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스페셜티 지분 100%를 보유한 SK㈜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SK스페셜티 매각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단 이들 PEF의 인수 의지와 희망 가격 등을 타진한 뒤 조건이 맞으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에 남아 있는 잔여물을 세척하는 데 투입하는 삼불화질소(NF3)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한 선두 업체다. 육불화텅스텐(WF6)과 모노실란(SiH4)도 글로벌 1위를 다툰다.

IB업계에서는 SK스페셜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 인수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용 특수가스 수요가 회복세를 보여서다. 특수가스 분야는 인허가가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SK스페셜티의 전신은 1982년 설립된 OCI머티리얼즈다. SK는 2015년 이 회사를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SK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꿨다가 3년 전 분할되면서 SK㈜ 자회사로 편입됐다. SK그룹은 “매각을 추진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은/차준호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