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휘청인 유가…中 수요 부진 영향 여전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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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석유 수요 약세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3% 가까이 떨어졌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및 주요 시장의 석유 수요 부진을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날 대비 2.28달러(2.97%) 떨어진 74.3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0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2.02달러(2.54%) 하락한 77.66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 그래프 (자료= 오일프라이스)
국제 유가 그래프 (자료= 오일프라이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에너지 애스펙츠 설립자인 암리타 센은 CNBC에 "수요가 현재 시장을 주도 하고 있으며 현재 유가는 중국의 수요 약세 데이터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센은 "시장에서는 (아직) 공급 중단이 없었기 때문에 거래자들은 지정학적 위험을 유가 전망에 크게 반영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했다. 9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중국 정유소는 지난달 수요 약세로 전년 대비 연료 생산량이 6.1% 감소하며 4개월 연속 생산량이 줄었다. 중국의 7월 수입량은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은 국내 석유 수요의 75%를 수입 석유로 충당하는 세계 최대 원유 구매국이다. 최근 중국이 녹색 전환에 박차를 가하며 전기 및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석유 수요를 낮추는 데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히로유키 키쿠카와 NS트레이딩 사장은 "중국의 수요 감소가 원유 시장에서는 매도로 이어졌다"며 "미국에서의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는 것도 가격에 부담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은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인 현충일부터 9월 첫째 주 월요일인 노동절까지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휴전 협정이 계속되며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려는 조짐도 유가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밥 야거 미즈호 에너지선물 담당 이사는 "국제 원유 시장은 휴전 회담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에 유가가 압박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논의를 진행했다. 휴전 협정을 "아마도 최고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던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 측은 "이스라엘의 안보적 필요성을 고려해 인질 석방에 관한 최근의 미국 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하마스 측은 미국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있어 휴전 협정이 타결될지는 미지수다.

브라이언 라이젠 RBC캐피털마켓의 글로벌 석유 분석가는 19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국제 유가에 대한) 하락장세에 대한 전망은 간단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활동 둔화, 아시아 경제의 약세, 정유 마진 감소와 같은 요인은 모두 연말까지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