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항공편 중단하겠다"…항공사 잇단 파격 발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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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항공사, 중국행 항공편 대폭 감축
6년전 대비 60% 넘게 줄어
영국항공, 베이징 노선 최소 1년 중단
러 영공 우회로 연료비 부담 급증
中 항공사, 유럽 노선 16% 증편
6년전 대비 60% 넘게 줄어
영국항공, 베이징 노선 최소 1년 중단
러 영공 우회로 연료비 부담 급증
中 항공사, 유럽 노선 16% 증편
서방 항공사들이 중국행 항공편을 대폭 줄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요 감소와 러시아 영공을 피해 비행하는 데 드는 연료비 및 인건비로 인해 중국 항공사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중국과 서방 동맹국의 관계가 항공 산업에서는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버진 애틀랜틱은 중국에서 철수하고 10월 25일부로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를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심각한 어려움과 복잡성" 때문에 "상하이행 항공편을 중단하는 상업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호주 항공사 콴타스도 지난 5월 중국 본토 행 항공편을 철수했다. 글로벌 항공정보업체인 OAG에 따르면 성수기인 여름철에 유럽과 북미에서 중국으로 가는 국제선 항공편 수는 2018년 최고치인 1만3000편에서 60% 이상 줄었다. 항공사들이 잇달아 중국행 항공편을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유럽과 동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비행시간은 최소 3시간씩 늘어났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경우 런던과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의 총 소요 시간은 대략 9시간 44분이었지만, 몽골과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현재의 경로로는 약 12시간 48분이 걸린다. 연료 비용이 운영 비용의 25~3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예상 비행시간이 늘어날 경우 항공사가 입는 손해가 커진다.
이에 지난 4월 미국에서는 미·중 간 직항 왕복 항공편을 두고 미국항공운송협회(A4A)가 당국에 증편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미국 정부가 직항 왕복 항공편 수를 주당 35편에서 50편으로 늘리기로 합의하자,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 항공사 등을 회원사로 둔 A4A가 미 교통부와 국무부에 상한선을 높이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중국 항공사가 미국 항공사와는 달리 러시아 영공을 비행하며 이점을 얻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브렌던 소비 항공 분석가는 "중국 항공사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국내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항공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이 내수 및 수출 부진을 겪자 항공사들이 국내 관광 수요보다는 해외 수요에 집중한다는 분석이다. 뉴욕대학교 상하이의 항공 산업 전문가인 데이비드 유는 중국 항공사의 유럽행 항공편 증가는 "국제 방문객을 유치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 관광객들의 무비자 관광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조치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FT는 서방 항공사들의 중국 항공편 철수 및 축소 결정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중국과 서방 동맹국들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항공사들이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서방 항공사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주목해 항공편을 앞다투어 늘리던 때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라는 분석이다. 한 서방 항공업계 임원은 FT에 "중국과 서방 세계의 관계의 성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서방 항공사들, '수익성 악화'이유로 中 노선 축소 가속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서방 항공사들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축소하거나 몇 달 내에 운항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연이어 발표했다. 영국항공은 이달 초 런던 히드로 공항과 중국 베이징을 오가는 노선을 10월 26일부터 최소 1년 동안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영국항공이 홍콩행 항공편을 하루 2회에서 1회로 줄인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기에 내려진 결정이다.지난달 버진 애틀랜틱은 중국에서 철수하고 10월 25일부로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를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심각한 어려움과 복잡성" 때문에 "상하이행 항공편을 중단하는 상업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호주 항공사 콴타스도 지난 5월 중국 본토 행 항공편을 철수했다. 글로벌 항공정보업체인 OAG에 따르면 성수기인 여름철에 유럽과 북미에서 중국으로 가는 국제선 항공편 수는 2018년 최고치인 1만3000편에서 60% 이상 줄었다. 항공사들이 잇달아 중국행 항공편을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유럽과 동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비행시간은 최소 3시간씩 늘어났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경우 런던과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의 총 소요 시간은 대략 9시간 44분이었지만, 몽골과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현재의 경로로는 약 12시간 48분이 걸린다. 연료 비용이 운영 비용의 25~3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예상 비행시간이 늘어날 경우 항공사가 입는 손해가 커진다.
이에 지난 4월 미국에서는 미·중 간 직항 왕복 항공편을 두고 미국항공운송협회(A4A)가 당국에 증편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미국 정부가 직항 왕복 항공편 수를 주당 35편에서 50편으로 늘리기로 합의하자,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 항공사 등을 회원사로 둔 A4A가 미 교통부와 국무부에 상한선을 높이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중국 항공사가 미국 항공사와는 달리 러시아 영공을 비행하며 이점을 얻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中 항공사, 러 영공 이용…서방 항공사들 "불공평한 경쟁 우위"
서방 항공사들은 에어차이나 등 중국 항공사들이 여전히 러시아 상공을 가로지를 수 있어 유럽 및 미국 항공사들은 꾸준히 중국 항공사들이 상업적 이점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벤 스미스 에어프랑스-KLM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항공사들이 유럽 항공사들에 비해 "불공평한 이점을 얻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것으로 집계됐다. OAG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2019년 최고치에 비해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노선의 항공편을 30%만 줄였다. 심지어 여름철에 중국 항공사가 제공하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정기 항공편은 올해 1만4835편으로 2019년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브렌던 소비 항공 분석가는 "중국 항공사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국내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항공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이 내수 및 수출 부진을 겪자 항공사들이 국내 관광 수요보다는 해외 수요에 집중한다는 분석이다. 뉴욕대학교 상하이의 항공 산업 전문가인 데이비드 유는 중국 항공사의 유럽행 항공편 증가는 "국제 방문객을 유치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 관광객들의 무비자 관광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조치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FT는 서방 항공사들의 중국 항공편 철수 및 축소 결정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중국과 서방 동맹국들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항공사들이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서방 항공사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주목해 항공편을 앞다투어 늘리던 때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라는 분석이다. 한 서방 항공업계 임원은 FT에 "중국과 서방 세계의 관계의 성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