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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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을 이용한 마케팅 활동에 칼을 빼들었다. 마케팅 활동의 결과로 상위에 노출되는 자동완성 검색어를 '저품질 키워드'로 분류하고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20일 네이버에 따르면 자동완성 검색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저품질 키워드가 생성되지 않도록 LLM 기반의 판별 과정을 추가하는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구체적인 업데이트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최근 이용자 검색 편의성을 저해하는 저품질 키워드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저품질 판별 로직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자동완성 기능은 사용자가 검색하려는 내용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검색창에 입력된 문자를 토대로 검색어를 예측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그간 업데이트를 통해 자동완성으로 생성되는 검색어 품질을 향상시켜 왔다.

그러나 최근 자동완성 기능을 이용해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특정 업체를 검색창 상위에 노출시키는 마케팅이 증가하면서 '저품질' 검색 결과가 증가했다는 것이 네이버의 판단이다. 사용자가 빠르고 편리하게 검색어를 추천받도록 만든 자동완성 기능이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

네이버는 앞서 이 같은 마케팅 활동을 주시하면서 서비스 개선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명 금융 플랫폼이나 주요 리워드(보상) 애플리케이션(앱)에선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해 '지역명+맛집+상호명' 등의 순서로 특정 업체를 검색할 경우 금전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이벤트를 통해 특정 업체명이 반복적으로 입력될 경우 자동완성 검색어 노출 순서가 변경된다. 이벤트를 의뢰한 업체명이 다른 검색어보다 상위에 노출되는 것이다.

서울 자치구 이름만 검색창에 입력해도 병원이나 뷰티업체, 로펌 등의 상호명이 자동완성 검색어로 노출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선 과거 실시간 검색어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전례가 있는 만큼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현재 네이버에 자동검색어 마케팅을 검색하면 '상위 노출 보장' 등의 대행업체 게시글들이 수두룩하다.

네이버는 자동완성 기능에 LLM 기반의 로직을 추가한다. 이를 활용해 저품질로 의심되는 신규 패턴을 발굴·학습하고 유사한 저품질 키워드를 제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업데이트 과정에서 일부 자동완성 검색어가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

네이버는 단순 오탈자나 의미 없는 문자, 불필요한 중복 단어가 포함된 키워드뿐 아니라 '기타 비정상적 경로로 인입됐거나 자동완성 서비스의 목적·취지에 맞지 않는 방식 또는 방법으로 인입된 것으로 판단되는 키워드'를 제어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문맥상 불필요한 중복 단어가 포함된 키워드, 검색어와 연관도가 낮은 키워드 등이 제어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로 상업적 목적으로 이뤄진 자동완성 검색어 노출 시도를 100%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동완성 검색어 마케팅으로) 피해를 본다는 등의 민원들이 들어왔었다"며 "그런 류의 상업적 키워드들이 포착될 경우 확인을 거치게 되고 만약 비정상적 패턴으로 들어왔다면 그런 것들은 자동완성 검색어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