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의 '에스엠 화이트 웨일2'./사진=한경DB
대한해운의 '에스엠 화이트 웨일2'./사진=한경DB
대한해운이 2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놨다. 최근 들어 벌크선 해상 운임지수도 꺾였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매수할 만하다’는 취지의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가 잇따랐다. 지난달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해 저평가 매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040원이다. 2분기 실적 발표 전에는 3080원이었다가 1.3% 하향됐다. KB증권이 실적 리뷰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2800원에서 2600원으로 내린 영향이다.

대한해운의 2분기 영업이익이 72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6.5% 밑돌았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그리 박하지 않았다. KB증권도 목표주가는 소폭 내렸지만,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돈 건 분양사업 관련 비경상적 이익에 대한 기대가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증권가의 해운 전문가들은 대한해운의 본업인 벌크선 사업의 이익 안정성에 주목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전용선 매출이 해운 실적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 불확실성, 철광석 항만 재고 증가에 따른 드라이 벌크 수요 약화 우려에도 꾸준한 이익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발틱드라이벌크운임지수(BDI)가 꺾인 것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BDI는 2분기 평균 1848을 기록했지만, 3분기 들어 1600대까지 하락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실물경제지표 부진과 맞물려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게 여름 비수기 계절성와 맞물려 예상보다 더 크게 운임시황을 억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건화물선 운임 시황은 원래부터 단기 변동성이 크다”며 “상반기 운임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반대급부로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에 진입하기 직전 계절적으로 쉬어가는 양상일뿐 수급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한해운의 전일(19일) 종가는 1938원으로, 6월 종가(2895원) 대비 33.06% 하락한 상태다. 비수기로 인한 운임 하락에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이서연 연구원은 “3분기에 진입한 이후 대한해운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3배로, 역사적 저점”이라며 “단기적 낙폭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데 따른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