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신 금 모으는 투자자들…금괴 개당 100만달러 돌파 [원자재 포커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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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100만달러(약 13억2800만원)을 돌파했다. 중동 전쟁 확산 등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달러를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금을 택하면서다.

20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1% 오른 트로이온스당 2506.03달러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표준 금괴 무게는 400트로이온스인 만큼 개당 가격이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넘었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로 인해 이달 들어 4.58%, 올해 32.28%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급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한다. 장기간 강세였던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할 때 투자자들이 그 대체재로 금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최근 1년 금 선물 가격 추이.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최근 1년 금 선물 가격 추이.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중동 지역 확전 등 지정학적 긴장도 금값을 밀어올린 요인이다. 사브린 초드리 BMI 상품분석책임자는 "금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번창하며 올해는 미국 대선 등 선거의 해이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및 중동 긴장 고조로 불확실성이 최고조"라고 평가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금속 컨설팅업체 메탈스포커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량은 488.3톤(t)으로 집계됐다.

투자은행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국제 금 가격이 내년 중반 트로이온스 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투자 심리가 향후 3~6개월 동안 확산해 4분기 평균 가격은 25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해 연말까지 트로이온스당 26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금리 인하 임박 신호에 모든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