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날아온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등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된다.14일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이번 개정안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평상시 통합방위사태 또는 적의 직접적인 위해행위로 인해 생명, 신체 또는 재산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해 지원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피해의 지원 기준, 절차 및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정부는 북한의 위해 행위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따뜻하게 풀린 날씨처럼 제 성적도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수험생 김지환 군·18)14일 오전 7시께 서울 청운동 경복고 앞.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이날 학생들이 하나둘 교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추위가 이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이날 최고기온이 18도까지 오르면서 교문 앞엔 가벼운 옷차림으로 자녀를 배웅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수험생 이루다 군(18)은 “수능을 마치면 그동안 보지 못한 넷플릭스 ‘조립식 가족’ 등 밀린 드라마를 한꺼번에 몰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했다.전국 수능 시험장은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들로 붐볐다. 이날 서울 금옥여고 교문 앞에선 오전 7시께부터 약 한 시간 동안 30m가량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경복고에선 시험 입실 시간 직전 오토바이로 긴급 수송된 학생들도 있었다. 25년째 수능 당일 오토바이 수송 봉사를 하는 윤석현 씨(66)는 “오늘도 새벽 5시40분 경기 구리에서 출발해 약 두 시간 동안 학생을 수송했다”며 “학생들을 제시간에 내려주고 시험 치러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했다.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금옥여고 앞에서 만난 학부모 이영옥 씨(51)는 이날 자녀를 시험장에 들여보내고도 한참을 교정 앞에서 서성였다. 이씨는 “수능 당일이라 떨릴 텐데도 긴장한 내색 없이 시험을 치러 들어간 아이가 기특하다”며 “떨지 않고 평소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복고 앞에서 만난 학부모 한해자 씨(49)는 “시험이 끝나면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교 1~2학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 확인 문구다. 14일 전국 수험생은 오전 8시35분 시험 시작과 함께 일제히 문구부터 답안지에 적었다.이 시구는 곽의영 시인의 시 ‘하나뿐인 예쁜 딸아’에서 인용된 문구다. ‘나는 너의 이름조차 아끼는 아빠’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시는 딸에 대한 큰 사랑과 응원을 담고 있다.수험생이 자필로 기재해야 하는 필적 확인 문구는 본인 확인을 위해 도입됐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가 대거 적발된 뒤 이듬해인 2005년(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부터 시작됐다. 첫 필적 확인 문구는 윤동주 ‘서시’ 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었다. 같은 해 수능 시험에서 사용된 첫 필적 확인 문구는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 빛’(정지용·향수)으로, 2017학년도 수능에 한 차례 더 쓰였다. 향수는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까지 총 세 번 쓰일 정도로 단골 확인 문구로 사용됐다.출제위원단은 통상 국내 작가의 작품 가운데 수험생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문구를 선정한다. ‘밝은’ ‘맑은’ ‘희망’과 같은 단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동시에 필체가 드러나는 ‘ㄹ’ ‘ㅁ’ ‘ㅂ’ 중 두 가지 이상의 자음이 포함돼야 한다.2023학년도에는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한용운·나의 꿈), 지난해에는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양광모·가장 넓은 길)가 사용됐다.강영연/이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