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새 먹거리' 잘나가더니…'매출 반토막' 무슨 일이? [김채연의 IT말아먹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LG전자의 전장 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기차용 부품을 생산하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지난해 첫 흑자전환했다가 올 상반기 다시 적자전환하면서다. LG마그나가 순항 중인 LG전자 전장사업에서 옥의 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년만에 다시 적자

20일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5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1년 자회사 설립한지 3년 만인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70억원으로, 처음 흑자를 냈으나 올해 다시 적자전환한 것.

매출도 반토막 났다. 지난해 상반기 4995억원에서 올 상반기 2274억원으로 급감했다. 회사 설립 후 반기 기준 역대 최저다. 이 실적엔 LG마그나의 해외 법인은 빠졌지만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LG마그나는 LG전자가 전기차 시장 개화에 대비해 야심차게 설립한 자회사다. 2021년 7월 LG전자 VS(전장)사업부의 파워트레인 사업을 물적분할해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합작 설립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동모터, 인버터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제조한다. 설립 이후 전기차 산업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LG전장 사업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조명사업(ZKW)과 함께 3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LG마그나가 LG전자 전장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해외 거점도 적극 늘려왔다. 인천, 중국 남경에 이어 2022년 멕시코에 부품 공장을 설립해 북미 지역에 진출했다. 내년엔 헝거리에 공장을 설립해 유럽 지역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설립 3년차를 맞은 LG마그나는 올해 갑작스러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처음 출범했을 때만 해도 올해 연간 예상 매출 1조6700억원 수준을 기대했으나 지금 같은 추세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인포테인먼트나 조명 사업은 내연기관 차량 대상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해 실적이 좋았는데 마그나는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가 있었고, 과거에 수주한 물량이 확대되는 게 올해 제한적이라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주잔고 100조 목표 달성에 '올인'

LG전자는 전기차 캐즘 여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차량용인포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LG전자 VS 사업부는 올 상반기 매출 5조3500억원, 영업익 1337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334억원)을 이미 뛰어넘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한 결과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올해 수주잔고 100조원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올초 기준 수주잔고는 90조원 중반 수준이다.

전장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차량용 조명 사업(ZKW)도 순항 중이다.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공개된 오스트리아 사업법인(ZKW Lichtsysteme GmbH)과 지주회사(ZKW Group GmbH)의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 13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03억원보다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70억원으로 지난해(160억원)보다 68.8% 늘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