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뷔페 매장 피자몰 내부.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피자 뷔페 매장 피자몰 내부.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고물가로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뷔페식 음식점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한 끼 외식하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려면 주머니 부담이 만만찮은데 일정 금액에 제한없이 푸짐한 양을 먹을 수 있는 뷔페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식당'으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엔 정통 뷔페뿐 아니라 대표적 배달음식 메뉴인 피자, 떡볶이 등 특정 메뉴를 판매하는 무한리필 식당도 각광받는다.

2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7월1일~8월18일 기준) 이랜드이츠 피자몰 중 뷔페식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늘었다.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2년보다는 44.1% 증가했다. 평일 점심 기준 1만2900원 가격에 7종 이상 피자와 샐러드바 메뉴를 제공하는 점이 입소문을 탔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가 라지 사이즈 기준 4만원에 육박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인기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대학생 고객 위주였던 것과 달리 최근엔 40대 이상 고객이 크게 늘었다. 중장년층은 주로 가족 단위로 방문해 물가에 더욱 민감하다. 2020년 23.5%에 불과했던 피자몰 뷔페 매장의 40대 고객 비중(멤버십 기준)은 매년 증가해 올해 1분기 31.7%를 기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성비 외식이 각광 받으면서 최근 들어 고객 연령대가 매우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외식 업종과 달리 유독 뷔페식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핀테크 기업 핀다가 인공지능(AI)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통해 추정한 결과 지난 6월 뷔페 부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했다. 패스트푸드(7.15%) 카페(2.18%) 치킨·닭강정(1.96%) 베이커리(1.07%) 등 매출 증가율 상위권에 속한 업종들이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점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일식·중식·양식당 매출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사진=이랜드이츠 제공
떡볶이도 뷔페식이 인기를 끈다. 즉석 떡볶이 뷔페 브랜드 ‘두끼’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장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했다. 두끼는 성인 1인 기준 1만900원에 무한리필 떡볶이와 셀프바를 즐길 수 있다. 해외 운영 점포수가 2020년 80곳이었지만 지난해엔 2배 이상 늘어나 16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대만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미국 9개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치킨업체들 역시 뷔페식 업장으로 가격 논란 위기를 돌파하는 양상. 제너시스비비큐의 BBQ는 최근 치킨 뷔페를 선보였다. 경기도 부천 ‘BBQ치킨 부천은하마을점’으로 전국 최초 BBQ 뷔페 매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평일 런치 기준 1인당 80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BBQ의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소비자들 관심을 받았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덕에 일시에 많은 고객이 몰려 뷔페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치킨 한 마리 세트가 배달비 포함 3만원에 육박하는 터라 치킨 뷔페가 늘어나길 기대하는 반응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배달 메뉴들 값이 많이 올라 서민 메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분위기”라며 “합리적 가격에 좋아하는 메뉴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뷔페 매장이 당분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