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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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제 상품 시장에서 금과 은등의 귀금속과 코코아,계란,오렌지주스,커피는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하는 등 크게 올랐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크게 올랐던 밀,콩과 옥수수 등의 곡물 가격과 철광석 등의 기초 금속 가격은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OPEC의 감산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라는 상승 요인에도 최대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 및 전기차 확산 등으로 가격상승이 저지되고 있다. ·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전체 국제 상품 시장의 벤치마크인 S&P GSCI는 올들어 4월에 한 때 12%까지 상승했으나 그 후 하락세로 돌아서 이 날 기준 2.18%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코코아

팩트셋 데이터상으로 올해 가장 크게 오른 것은 코코아로 올들어 가격이 66% 급등했다. 주산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폭우로 공급이 중단되면서 지난 4월 선물 가격이 톤당 11,72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개사 스톤엑스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기상 조건이 개선될 경우 2025년에는 공급이 다소 안정화되겠지만 올해 급등이전으로 가격이 회복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란

계란도 올해 크게 올랐다. 미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의 가금류시설에서 최근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이례적으로 12개당 가격이 올들어 62% 이상 뛰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형 흰 계란 12개의 현물 가격은 3.57달러이다.

-오렌지주스

오렌지 주스는 글로벌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브라질과 미국 플로리다가 모두 기후 악화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현재 유럽상품거래소(ICE)에서 파운드당 4.49달러라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웰스파고의 농식품 연구 부문 관리자 데이비드 브랜치는 “오렌지 주스 가격이 아으로 12개월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무

고무 역시 세계 최대 천연고무 생산국인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들어 가격이 30% 가까이 급등했다. 벤치마크인 립드 스모크쉬트 등급 고무 선물은 현재 오사카 거래소에서 kg당 337엔(2.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스톤엑스에 따르면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한 부문은 중국의 전기자동차 부문으로 현재 자동차 부문은 천연고무에 대한 글로벌 소비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커피

BMI에 따르면, 주산지인 브라질 남동부 커피 재배 지역의 기후악화로 ICE에서 거래되는 커피 선물 가격이 연초 이래 25%나 급등했다. 또 다른 주산지인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지역은 엘니뇨 영향으로 생산이 급감했다. 엘니뇨는 기온 상승과 건조 및 산불 등 더 극심한 기상 조건을 가져오면 9개월에서 12개월동안 지속된다.

-철광석

반면 철강 제품의 핵심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부동산 부문이 침체 상태에 머물러 수요가 약해지면서 올들어 거래가격이 27.25% 하락하면서 상품 중에서 가장 크게 떨어졌다.
기준 등급인 62% 철광석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30일에 만료되는 계약 기준으로 톤당 98.10달러에 거래됐다. 중국의 철강소비량 가운데 약 30%는 부동산 부문으로 당분간 국제 철광석과 산업용 금속 가격은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곡물

북반구 전역에 풍작으로 밀, 옥수수, 콩 등 널리 소비되는 곡물 가격도 하락했다. 웰스파고의 농식품 연구소 부문 관리자 팀 루긴스랜드는 “전세계 주요 곡물 생산 지역에서 2년째 풍작으로 옥수수와 대두 설탕 등 대다수 곡물의 재고가 급등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대두는 올들어 25% 하락했고 밀과 옥수수는 약 15% 가격이 떨어졌다.

-금

금 가격은 올해 중국 중앙은행의 매입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19일에 온스당 2,549.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BMI의 상품 분석 책임자이자 이사인 사브린 초드리는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은 미국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로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의 지속적인 수요 약세로 산업용 금속 등의 상품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말에 글로벌 기상 패턴이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바뀔 경우 농산물 시장에 다시 한 번 격변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라니냐는 3~5년 단위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지구 온도에 냉각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로 전반적인 수온이 상승하면서 냉각 효과는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