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HD현대중공업 제공
올 2분기 조선·방산·반도체 업종 상장사들이 잇달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3분기도 이들 업종에서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에 대응하려면 호실적이 나오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최근 1개월 사이 가장 영업이익 전망치가 많이 상향된 종목은 HD현대미포였다. 한 달 전 137억원에서 최근 225억원으로 64.23% 뛰었다.

HD현대미포는 2분기 영업이익 174억원을 기록하면서 7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54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으나 흑자전환으로 '깜짝실적'을 기록하면서 실적 전망치도 크게 높아졌다.

다른 조선주들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사이 크게 상향됐다. HD현대중공업은 31.99% 상향된 1840억원, 삼성중공업은 12,12% 오른 1258억원, HD한국조선해양은 16.65% 오른 3565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견조한데다 홍해 사태 장기화로 선사들의 운임 수익이 늘며 발주 부담도 크제 줄어든 영향이다.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조선주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이달 초 급락장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최근 한 달(7월22~8월21일) 6.90%, 'HANARO Fn조선해운'은 7.42% 뛰었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발주량은 지난 6월 101만 TEU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6년 이후 역대 2번째로 많은 수치"라며 "신조선가도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방산주도 2분기에 이어 3분기 호실적이 나올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최근 한 달 사이 3분기 영업이익이 20.22% 뛴 104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8.97% 오른 3133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주가도 최근 급락장이 진정된 후 강세다. 현대로템은 지난 5일 이후 이날까지 22.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55%, 각각 상승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산주는 미국 경기와 상관성이 낮다는 점,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및 장비 업종도 3분기 전망치가 상향됐다.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5.55% 상향돼 7조82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조정받는 와중에도 실적 전망은 상향됐다. 한미반도체(12.41%), 주성엔지니어링(9.25%) 등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장비주들도 3분기 실적 전망이 일제히 상향됐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분기 동안 실적 기대치가 높아졌던 만큼 하반기도 이러한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업체들의 주가가 견조할 것"이라며 "화장품주의 경우 2분기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