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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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이어 중국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지역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더 높은 지역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관타오 중국은행(BOC)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가치가 3∼4% 강세를 보일 것이란 신호가 감지되면 중국 수출업체들과 투기 세력이 달러를 매도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뛸 수 있다"고 말했다. 관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외환관리국 출신이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ANZ)은행 아시아 리서치팀장 역시 지난 7일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은 지속적인 대규모 무역흑자를 냈는데도 통화가 약세"라며 "외화가 환전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는 얘기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다음 타자는 위안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초 글로벌 증시의 이른바 '블랙 먼데이' 직전 위안화 환율은 하루 만에 수 년만에 최대 폭인 1.16%나 급락했다. 그러나 이는 위안화 캐리 투자의 작은 일부인 단기 투자금의 이동에 불과하며, 캐리 투자 청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헤지펀드 등 단기 자금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던 엔 캐리와 달리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는 주로 중국 수출업체와 해외 기업 중국법인 등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2022년부터 금리를 끌어올려 중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자 수출업체들은 위안화 약세를 예상하며 달러를 비축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달러화 예금·채권의 연 수익률이 위안화에 비해 3~4%포인트 높은 상태다. 맥쿼리 그룹에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은 2022년 이후 5000억달러 이상의 달러화를 축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중국 기업은 정부의 감시를 피해 위안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 유출에 대한 단속이 2015년 중국 증시 위기 당시에 비해선 느슨했기 때문이다.

다만 Fed의 금리인하 등 한 쪽의 요인만으로는 위안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되진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래리 후 맥쿼리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위안 캐리 트레이드는 중국의 국내 수요가 회복돼야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과 달리 인민은행은 내수 부진 등의 우려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