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성된 벤처투자펀드 출자액 중 일반법인들의 출자 비중이 5년 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정책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민간 주도 벤처투자시장이 제대로 구축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최근 5년 간 벤처펀드 출자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결성된 신규 벤처투자펀드 출자액 중 민간 부문 출자액은 4조1830억원으로 전체 출자액 중 82.0%였다. 2022년 상반기(87.5%), 2023년(85.6%)보다 민간 비중이 하락했다. 반대로 정책금융 출자 비중은 같은 기간 12.5%(2022년), 14.4%(2023년)에서 18.0%(2024년 상반기)까지 올랐다.

민간부문 출자 비중이 하락한 건 벤처투자 시장 한파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적으로 유동성이 줄면서 2022년 하반기부터 벤처투자 시장에 민간자금 공급이 얼어붙었다. 주요 기업들과 은행들이 지갑을 닫았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 의존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정책금융 출자액은 전년 동기보다 35.9% 증가했다.
일반 기업들 벤처펀드 출자액, 2년 새 7000억 줄었다
특히 일반법인들의 출자액이 감소한 게 두드러졌다. 상반기 기준 일반법인 벤처펀드 출자액은 총 1조241억원으로 전년(1조1679억원)보다 12.3% 감소했다. 1조원은 겨우 넘겼지만 2년 전(1조7709억원)에 비하면 42.2% 줄어든 액수다. 전체 벤처펀드 중 일반법인 비중은 20.1%로 최근 5년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산업은행 제외) 출자액도 올 상반기 기준 1조4773억원으로, 2년 전(2조6732억원)에 비해 반토막 났다.

정책금융인 모태펀드 출자액은 상반기 기준 전년보다 4.2%, 성장금융은 33.2%, 산업은행 출자액은 134% 늘었다. 연기금 및 공제회 출자액도 135% 증가했다. 벤처캐피털(VC) 출자액은 같은 기간 9.0% 늘었다.

올 상반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금액은 5조1002억원으로 전년(4조7012억원)보다 8.5% 늘었다. 결성펀드 수는 총 409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