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액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창업 초기 기업의 투자 유치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액이 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증가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1조3000억원으로 43.7% 불어나 가장 많이 늘었다. 전기·기계·장비는 9500억원으로 40.9%, 바이오·의료는 8300억원으로 39.2%, 화학·소재는 4700억원으로 17.6% 증가했다. 반면 ICT 제조는 4900억원으로 5.2% 줄었다. 영상·공연·음반 분야도 1700억원으로 54.4% 감소했다.

업력별로 희비가 엇갈린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창업 3년 이하 기업의 상반기 투자 유치 규모는 98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6% 줄었다. 반면 설립 7년 초과 기업은 같은 기간 2조8953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전년보다 41.2% 늘었다.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큰 초기 기업보다 기업공개(IPO) 등을 앞둬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벤처를 선호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미국 등 주요 벤처투자 선진국보다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달러로 환산하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액은 2020년 상반기보다 51% 증가했다. 미국(20%), 영국(19%) 등의 증가 폭보다 컸다.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액은 5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