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태풍 ‘종다리’가 몰고 온 비바람이 뜨거운 수증기로 변하면서 당분간 찜통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태풍은 한반도를 층층이 덮은 더운 공기에 막혀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서 큰 피해를 남기지는 않았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동부와 충청지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23일까지 간헐적인 비가 내린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20~60㎜, 제주도 10~40㎜, 호남·영남지역 5~40㎜, 강원 동해안 5~30㎜ 등이다. 소멸한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 영향으로 순간 최대 시속 55㎞(초속 15m) 안팎의 바람이 불 수 있다.

북상한 종다리는 한반도 진입 직전인 지난 20일 저녁 9시께 흑산도 주변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고, 이후에도 한반도에 영향을 줬지만 인명 피해 등 큰 사고는 없었다. 전국 곳곳에서 나무 쓰러짐과 건물 외벽 무너짐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22일 아침 최저기온을 24~28도, 낮 최고기온은 29~36도로 예보했다. 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지만 유입된 수증기가 습도를 유지시켜 오히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비가 그친 뒤엔 다시금 푹푹 찌는 한낮 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지나갔지만, 짧은 시간에 강한 강수가 내리는 곳에선 계곡·하천 범람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