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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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손’들이 달러화 매도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자 약달러에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달러를 빌려 브라질처럼 금리가 높은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도 확산하고 있다.

21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40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초 105대에서 움직이다가 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며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전날 달러당 146엔대에서 이날 한때 144엔대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22~24일)을 앞두고 시장에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에버코어ISI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도 열려 있다는 점을 전달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Fed의 금리 인하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자사 헤지펀드 고객이 지난 7일 이후 지속적으로 달러를 순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자금은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신흥국 시장으로 옮겨갔다. 크리스티안 카시코프 씨티그룹 외환투자 솔루션 책임자는 “헤지펀드들이 달러를 가져다가 브라질 헤알과 튀르키예 리라 등을 매입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연 10.5%인 브라질의 헤알화를 사들이는 자금 유입이 평소의 세 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