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래 최저치 기록한 유가…美 고용 수정치 30% 하향된 영향 [오늘의 유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1% 넘게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연간 고용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24달러(1.7%) 하락한 71.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1.15달러 하락한 배럴당 76.05달러에 마감했다. 4일 연속 하락세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1월 이후 최저 가격을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간) 국제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21일(현지시간) 국제 유가 추이 (자료=오일프라이스)
이날 미국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둔화됐다는 데이터가 발표되며 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우려로 원유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분석가는 "시장은 이제 강력한 경제에서 잠재적으로 경착륙을 유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유가 상승이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올해 3월까지 12개월간(2023년 4월~2024년 3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자수 수정치(예비치)를 발표했다. 해당 기간 비농업 신규 고용자수는 기존 수치보다 81만8000명이나 하향 조정됐다. 당초 발표됐던 수치 290만명보다 신규 고용이 약 30%나 적었다는 뜻이다. 노동부는 해마다 분기 고용·임금조사를 반영해 월간 고용보고서의 벤치마크를 수정한다. 당해 3월까지의 12개월 지표는 8월에 예비치가 발표되고 확정치는 이듬해 2월 나온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세도 유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16일로 끝난 주에 미국 원유 재고가 460만 배럴 감소해 4억2600만배럴이 됐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예상치인 270만 배럴 감소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원유 재고 감소는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유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개리 커닝햄 트레디션 에너지 시장 조사 책임자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었다"며 "유럽의 많은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라 추측하던 중, 미국이 목록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9월 금리 인하설이 시장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추후 금리 인하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더라도 유가의 향방을 크게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오는 23일 8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