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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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권한이지만,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인사가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정부 내부에서는 금통위 결정에 대해 불만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들의 실제 분위기는 더욱 부정적이다. 금통위 독립성을 감안해 완곡한 어법을 썼을 뿐 내부적으로는 "금통위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낮추면서 금리를 동결한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등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금통위가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다음 금리 인하 기회는 10월로 밀렸다"며 "다른 나라들도 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분위기인데, 우리가 실기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통위가 금리 동결 이유로 집값 및 가계부채 불안 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정부 인사들은 수용하기 힘들다는 기류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가산금리 등을 통해 충분히 정책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한은 결정에 대한 문제의식은 다들 있지만, 금통위의 독립성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권 인사들은 직간접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문해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8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5월부터 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