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전 대법관. 연합뉴스
권순일 전 대법관.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 '제명 의견'으로 변호사 징계 개시 청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에 대한 징계가 확정될 경우 전직 대법관 중 처음으로 변협이 제명한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되는 셈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 징계위원회는 어제 권 전 대법관에 대해 제명 의견으로 징개 개시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 징계위는 오는 26일 정례 회의를 열고 징계 절차 등을 논의한 뒤 최종적인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변호사 징계에는 영구 제명, 제명, 3년 이하 정직, 3000만원 이하 과태료, 견책 등 다섯가지가 있다. 제명은 두 번째로 높은 수위의 변호사 징계다. 제명보다 한 단계 수위가 높은 영구 제명은 변호사 직무와 관련해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정직 이상의 징계 처분을 2회 이상 받아야만 내릴 수 있다.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징계 사유는 검찰이 수사중인 대장동 사건에 있다. 2020년 9월 그가 대법관 퇴임 이후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천대유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 분석, 법률 문서 작성, 대응 법리 제공 등 변호사 업무를 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변호사 활동을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변호사법에 규정돼 있다. 권 전 대법관은 2022년 12월에야 변호사 등록을 했다.

검찰은 지난 7일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뒤 변협에 징계 절차를 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변호사에게 징계 사유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변협에 징계 개시 신청을 해야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