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코미디언 겸 사업가 고(故) 서세원 씨의 영결식에서 고인의 딸 서동주 씨가 슬픔에 잠겨 있다.(공동취재) 사진=뉴스1
지난 5월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코미디언 겸 사업가 고(故) 서세원 씨의 영결식에서 고인의 딸 서동주 씨가 슬픔에 잠겨 있다.(공동취재) 사진=뉴스1
방송인 겸 변호사 서동주가 아버지 개그맨 고(故) 서세원의 장례식에 대해 언급하며 "평생 은혜 갚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서동주는 21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평범하게 돌아가신 게 아니라 의문사였다"고 서세원의 죽음으로 힘들었던 지난해에 대해 운을 뗐다.

서동주는 "아버지를 발인하는 날, 제가 키우던 16살 강아지가 죽었다. 아버지 발인 후 강아지 장례식을 치렀고 어머니는 암 투병을 했다"며 털어놓았다.

서동주는 "아버지 빈소에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그분들의 얼굴이 다 기억난다. 평생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라며 당시 김정렬이 서세원의 영결식에서 숭구리당당 춤을 췄다가 악플 세례를 받은 일을 거론했다.

서동주는 "악플도 달렸더라. 저는 당시 그 자리에 있었다. 춤을 추셨을 때 웃긴 게 아니었고 오열을 했다"면서 "고차원적인 예술 같았다.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췄을 때 거기서 오는 감동이 현장에서 굉장히 컸다. 다 같이 울었고 (악플이 달려) 속상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을 보면 김정렬이 "가시는 길 뻣뻣하게 가지 말고 부드럽게 가시라"며 숭구리당당 춤을 추자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수 지은숙TV 영상 캡처
가수 지은숙TV 영상 캡처
서세원의 사망 소식은 지난 2023년 4월 20일 캄보디아에서 갑작스럽게 들려왔다. 프놈펜의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쇼크사가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죽음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긴 했으나 67세 나이에 현지 가족을 놔두고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것. 그는 2014년 아내 서정희 씨 폭행 사건으로 자취를 감춘 이후 캄보디아에서 목사이자 사업가로 활동해 왔다. 현지에는 아내와 8살 딸도 있었다.

지난해 5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서세원 죽음을 계기로 캄보디아 미래 병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그의 죽음에 대해 캄보디아 경찰 측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심정지라며 비타민 링거를 맞던 중 쇼크로 사망했다고 사인을 밝혔다.

그러나 서 씨 사망 다음 날 한 인터넷 언론사가 서 씨가 사망한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 약병과 이를 주사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서 씨의 사망에 대한 의혹이 커졌다.

수사기관에서는 병원에서 수거한 물품 중 프로포폴과 관련된 것은 없다고 했고, 서 씨가 사망하던 당일 그에게 주사를 놓은 간호사 짠드라는 비타민과 염화나트륨 수액, 그리고 프로포폴 2병을 주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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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 씨의 유가족 측은 서 씨의 혈액검사와 부검 등을 요청했으나 열악한 상황으로 이를 진행할 수 없다며 서 씨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했다.

서 씨가 사망하기 전 그에게 주사를 놓았다는 간호사는 사건 당일, 해당 병원에 면접을 보러 왔고 주사를 놔달라는 서 씨의 제안이 테스트라고 생각해 주사를 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현장에는 서 씨와 김 이사, 캄보디아 직원 3명이 더 있었다고 했다. 또한 서 씨에게 주사를 놓던 처치실에는 본인과 서 씨, 그리고 운전기사가 통역 역할을 하며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간호사는 "운전기사가 하얀 약병을 수면제라고 설명했고 서 씨가 일주일에 2,3번씩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팔을 보니 진짜 주사를 맞은 부위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마취 전문가는 간호사가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주사기로 프로포폴 두 병을 주사하려면 열 번은 놓아야 한다며 "10번 주사하기 전에 사망을 알아챘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법의학자는 프로포폴은 정량을 쓴다고 하더라도 호흡 정지와 저혈압증을 일으킬 수 있고 보통 100㎖면 수면 유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적은 양도 전문가의 관찰이 없으면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간호사가 주장하는 약의 양은 너무 위험한 양이라고 했다.

누군가의 사주로 서 씨가 사망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

당시 대사관 측은 서 씨의 사건이 개인 정보와 관련되어 유가족이 아니면 알려줄 수 없다고 했지만 유가족들조차 해당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 8월 개원한 이 병원에는 개원식 날 고위급 인사들로 가득했으나 이후 이 병원에서만 한국인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