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1천600km' 전용기 내주며 모셔온 CEO

스타벅스가 브라이언 니콜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데려오기 위해 많은 특전을 제공했다고 CNBC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의 새 CEO 제안서에 따르면 회사는 니콜이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의 집에서 1천 마일(약 1천609㎞) 떨어진 시애틀 본사까지 출퇴근하게 전용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니콜에게 매년 160만 달러(약 21억원)의 기본급을 주고 성과에 따라 360만~720만 달러(약 48억원~96억원)에 달하는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간 2천300만 달러(약 307억원) 규모의 주식 보상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심지어 시애틀로 출근하지 않고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뉴포트비치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대변인은 니콜도 자사의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에 따라 일주일에 최소 3일은 시애틀 본사에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초부터 직원들이 최소 일주일에 3일은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하고 있다.

랙스먼 내러시먼 전 CEO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후 지난 13일 CEO로 선임된 니콜은 패스트푸드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CEO로 재임하며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콜은 지난 2018년 타코벨에서 치폴레 CEO로 옮길 때도 이번과 비슷한 대우를 받아냈다고 CNBC는 밝혔다.

니콜은 당시에도 어바인 소재 타코벨 본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뉴포트비치 살고 있었다. 치폴레는 니콜 영입 발표 3개월 후 본사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뉴포트비치로 옮겼다.

CNBC는 니콜의 사례가 회사의 업무 유연성 측면에서 고위 임원과 일반 직원 사이의 격차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라지 초드리 교수는 고위직에만 근무 형태의 예외를 인정하는 회사들이 생겨났다면서 이에 따라 '어디에서나 일을 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빅토리아 시크릿도 지난주 새비지X펜티를 이끌던 힐러리 슈퍼를 새 CEO로 영입하면서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에 있는 본사 대신 뉴욕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본사에는 필요한 때만 나오도록 했다고 CNBC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