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실적 부진에도 목표가 '쑥'…녹십자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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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본사. 사진=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본사. 사진=GC녹십자 제공
국내 제약사 녹십자가 2분기 실적 부진에도 목표주가가 상향되고 있다.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하반기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실적 개선이 유력시되고 있어서다.

2분기 실적 부진에도 주가는 26% '껑충'

녹십자는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6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분기 성적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으나 오히려 주가는 한 달 사이에 26%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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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5% 감소한 1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174억원으로 3.6% 줄었다. 의료계 파업 및 하반기 혈액제제 알리글로 공급을 위한 제품 수급 조절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혈액제제류가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말 기준 31.8% 수준이다. 이밖에 자회사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 지씨셀이 2분기 영업손실 27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점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다만 고마진 독감 백신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관련 매출이 늘어나며 실적 일부분을 방어했다.

효자품목 '알리글로'..."하반기 매출 600억 기대"

증권가에선 하반기 효자품목으로 꼽히는 알리글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회사는 2015년 면역글로불린 함유량이 낮은 'IVIG-SN 5%'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했지만 보완 요청을 받는 등 허가 받는 데 실패했다. 시장성이 큰 10% 제품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지난달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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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이다. 글로벌 혈액제제 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2022년 85억달러(약 11조원)에서 2030년 130억달러(약 17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다케다(32%), CSL(25%), 글리포스(22%) 3사가 과점하고 있다. 녹십자의 알리글로는 미국 내 여덟 번째로 출시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2028년 알리글로의 연간 매출 목표를 3억달러(약 4000억원)로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녹십자 알리글로의 하반기 매출액을 603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증권사 허혜민 연구원은 "알리글로는 연내 미국 대형 3대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과 모두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3곳 목표가 상향..."최고 19만원"

증권가는 내년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녹십자가 1조7586억의 매출과 6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유진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이 목표주가를 높였다. 이번달에도 키움증권(16만→19만원), 신영증권(14만→18만원), 다올투자증권(15만→17만원)이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

최근 한 달 사이 두 차례 목표주가를 높인 허 연구원은 "녹십자의 알리글로는 혈전 발생 위험을 크게 낮췄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최근 급격한 주가 급등을 고려해 투자의견은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으로 하향하지만 알리글로 출시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