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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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자세가 좋지 않고 디스크가 있습니다. 골프가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좋지 않다는 의사 선생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배웠더니 결국 통증 때문에 괴롭네요."

"골프를 치고 오면 유독 허리가 시큰거리고 욱신욱신하는데 골프가 허리디스크에 이렇게 치명적인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허리가 안 좋은데 요즘 골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보호대를 차고 하면 괜찮을까요?"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도 지나고 골프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 머지않은 가운데 척추질환 환우들의 커뮤니티에는 이처럼 골프를 즐기고 싶지만 허리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확 트인 골프장에서의 라운딩은 연습장과는 완전히 다른 재미가 있지만 지나치게 근육이 긴장하면 부상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 허리 비트는 ‘스윙’ 비거리 욕심 떨치자

골프는 기본적으로 척추가 꼬였다가 풀어지는 힘을 이용한 운동이다. 무리하게 스윙하면 척추에 부하가 생기거나 척추뼈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 인대가 손상되기 쉽다. 비거리 욕심에 척추를 과도하게 비틀거나, 준비운동에 소홀해 주변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스윙하는 것도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허리를 숙이고 하는 퍼팅 자세도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높은 하중이 전해진다. 허리에 부담을 덜 주는 스윙법으로 바꾼다면 척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 박진규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허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진료실에서 골프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며 "요통이 있는 사람은 허리보다는 어깨와 몸통을 이용한 스윙을 해야 무리를 덜 수 있고, 풀스윙 대신 쓰리쿼터 스윙으로 부드럽게 쳐서 몸에 오는 무리를 줄이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골프를 장시간 친다면, 어떻게 주의하든 척추 관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능하면 전동카를 타지 말고 홀과 홀 사이에는 보행하는 것이 근육 혹은 관절에 워밍업을 해주기 때문에 손상당할 위험성을 다소 줄일 수 있다.

◆ 한쪽으로 치는 골프, 신체 균형 신경을 쓰자

골퍼들은 골반 등 신체 불균형 진단 사례가 많다. 대개 보이는 증상은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머리와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왼쪽 어깨가 위로 올라가고, 양쪽 어깨와 가슴 부위가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등은 과도하게 굽어지고, 허리가 삐뚤어지며 양쪽 골반의 높이도 다르다. 이런 신체 불균형은 결국 만성 요통이나 디스크 질환, 척추측만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한쪽만 사용하다 보니 특정 부위에 부하가 많이 걸려 부상도 잦다. 한 방향으로 갑작스럽게 너무 과도한 힘이 들어가 체중이 한쪽으로 실리면서 무릎이 빠르게 돌아갈 때 무릎 연골 손상이나 골반 뒤틀림 등이 생길 수 있다.

골프로 인한 신체 불균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운동량이 적은 방향으로 보조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골프와 함께 근력운동,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라운딩 전과 후에 몸 불균형을 풀어주는 워밍업을 숙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라운딩 전에는 어깨너비보다 넓게 서서 클럽을 뒤로 잡은 채 등 뒤로 들어 올리면서 상체를 곧게 숙여주는 자세를 취한다. 이때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팔과 어깨, 골반, 다리까지 균형 있게 스트레칭을 해 준다. 라운딩 후에는 양손과 양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어가는 자세로 엎드린 후,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수평으로 들어 올려 팔, 몸통, 다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스트레칭을 한다. 운동량이 적은 반대 방향을 자주 해주면 몸의 균형을 맞추는 좋은 보조운동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