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금융 불안 우려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금리 동결 결정에 이례적으로 “아쉽다”는 의견을 내놨다.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0%로 높인 뒤 같은 해 2월부터 13차례 연속 동결을 선택했다.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많았지만 금통위원 전원이 금리 동결에 동의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금통위원은 지난달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포워드가이던스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이 절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시행될 것인 만큼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금융 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낮췄다. 물가상승률도 종전 2.6%에서 2.5%로 더 둔화할 것으로 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인사가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금통위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규/도병욱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