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르 드파르디외/사진=AFP
제라르 드파르디외/사진=AFP
프랑스 국민 배우 칭송받던 제라르 드파르디외(75)가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FP 통신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검찰이 드파르디외를 20대 배우 샤를로트 아르누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2018년 8월 자신의 파리 자택에서 두 차례에 걸쳐 아르누를 성폭행한 혐의다.

아르누는 드파르디외로부터 성폭행당한 후 고소를 제기했으나 2019년 6월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해 후속 조치 없이 종결됐다. 하지만 이후 아르누가 예심 판사에게 직접 고소장을 제출해 정식 수사가 진행됐다.

아르누의 변호사는 이번 검찰의 결정에 "의뢰인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수집할 수 있었던 오랜 수사의 결과"라고 전했다.

드파르디외는 이 사건 외에도 2021년 영화 촬영 중 두 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오는 10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피해자 중 한명인 익명의 스태프는 프랑스 방송 BFM TV와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동료의 작품과 영화 개봉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고소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이 배려가 촬영팀에게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며 "트라우마는 계속됐고, 성추행, 성차별적 모욕, 괴롭힘에 대한 고소장을 파리 검찰청에 제출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드파르디외는 17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칸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국민배우였다. 1996년에는 프랑스의 정치·경제·문화 등의 발전에 공적이 있는 이들에게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잇따른 성추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에는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해 북한에 방문한 드파르디외가 북한 어린이와 통역가를 상대로 성적 발언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984년 수여 받은 퀘벡 주의 명예훈장이 박탈됐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 엘렌 다라스도 드파르디외가 2007년 영화 촬영 중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고소했고, 지난해에는 스페인 언론인이자 작가인 루스 바자(Ruth Baza)가 1995년 파리에서 드파르디외 성폭행을 당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