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00여건에 달하는 단체징계와 미미한 재정 기여에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협회장 연임을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대한체육회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20년 대한체육회는 정 회장의 임기 중 축구협회가 단체 징계 232건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체 운영 건전성 평가'에 만점(10점)을 줬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2연임 심사를 통과해 연임을 승인받았다.

천 원내대표는 "정 회장과 같은 심사를 받은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 최태원 SK 회장,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의 경우 각각 17건과 2건의 단체징계 건만 있었음에도 단체운영 건정성 평가에서 만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협회장의 재정 기여도 항목도 지적했다.

정몽규 회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축구협회에 연평균 12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는 연평균 65억원인 최태원 회장, 36억원인 정의선 회장과 차이가 있지만 세 회장 모두 재정기여도 평가에서 25점 같은 점수를 받았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천 원내대표는 "이는 체육회의 심사 기준상 협회장이 연평균 8000만원 이상을 협회에 기여할 경우 만점인 15점을 부여하고, 연평균 2억3000만원 이상을 기여하면 만점 15점에 더해 가산점 10점까지 일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기준 한 해 예산이 각각 150억원(대한핸드볼협회)과 120억원(대한양궁협회)에 불과한 협회에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각각 연평균 65억원과 36억원을 기여한 것에 비하면 한 해 예산이 1876억원에 달하는 축구협회에 정몽규 회장이 12억원을 기여한 것은 예산 대비 눈에 띄게 미진한 기여임에도 세 협회장이 동일한 재정기여도 평가를 받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천 원내대표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몽규 회장이 높은 점수로 연임을 승인받은 배경에는 2020년 대한체육회 심의 당시 정 회장이 체육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다음 심의부터는 보다 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도입해 엄격한 심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국정감사를 통해 축구협회의 보조금 집행과 법인세 납부 등에 대해서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