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美 첫 진출 파트너로 롯데에너지머티 낙점…전기차용 동박 공급받는다
올해말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삼성SDI가 동박을 공급받을 파트너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낙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삼성SDI-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에 동박을 공급할 예정이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미국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는 동박사 중 유일하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부터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통상 배터리 소재 공급의 경우 1년 이상의 검증 기간을 거치게 되는데 동박사 중 유일하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만 검증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박은 2차전지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중 하나다. 음극재를 코팅하는 소재로, 전기전도성을 높이고 열을 방출 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SPE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총 67GWh(기가와트시) 규모 2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33GWh 규모의 제1공장을 당초 예상보다 앞서 올해 말에 조기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간 전기차 5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내년 1분기가 목표였지만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조기 수령하기 위해 전략을 수정했다. 현재 1공장은 시범운전을 진행중이다. 34GWh 규모의 제2공장은 2027년 가동 예정이다.

조기가동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서는 희소식이다. 올해 연말부터 동박을 공급하게 되면 원래 예상보다 실적 반영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침체 상황에서 매출·영업이익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공장 가동률이다. 동박을 얼마나 납품할지, 이에 따라 매출(동박물량x판매가격)이 얼마나 기록될지는 배터리를 제조하는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GWh의 배터리를 제조하는데는 통상 350t 가량의 동박이 필요하다. 연간 33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가동률이 100%라면 연간 1만1000~1만2000t의 동박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동박의 판매가격은 구리 가격과 연동되는데 최근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가동률에 따라 SPE에 대한 동박 공급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전체 매출 대비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090억원이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미국 전기차 수요 침체 상황이 지금보다 개선돼 업계 전반의 공장 가동률이 올라간다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조단위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