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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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미래, 자유, 모두를 위한 대통령’ vs ‘억만장자, 과거, 분열, 독재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내세운 프레임이다. 자신을 중산층과 미래, 자유, 모두를 위한 대통령으로 내세운 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억만장자 친구들을 위해 싸우며 분열을 부추겨 과거로 돌아가려는 인물로 못 박았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그들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왜냐하면 트럼프 자신이 독재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산층이 나의 출신 배경”

해리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을 대신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서 정당, 인종, 성별, 언어에 상관없이, 나와 같이 자라 힘들게 일하며 꿈을 위해 살아온 사람을 위해, 그들의 역사가 새겨야 하는 모두를 대신해 나는 후보 지명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추구할 가치를 통합과 보편성을 내세운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같은 가치에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중산층으로서의 자기 모습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중산층이 나의 출신 배경”이라며 “어머니는 엄격한 예산 관리를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같은 중산층 배경이 공정한 기회를 강조하는 계기로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머니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감사할 줄 알기를 바랐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이 경쟁할 기회와 성공할 기회를 가질 기회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뽑는 것이 미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나라는 분열과 냉소의 과거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신세계로 나아가는 새 장을 여는 기회를 잡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는 당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인으로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양한 견해의 미국인들이 연설을 지켜보고 있음을 안다”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억만장자 친구 위해 싸워”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신의 중산층 이미지와 대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억만장자 친구들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트럼프세라고 불리는 전국적인 판매세 도입으로 중산층 가정의 부담을 연간 4000달러 가까이 인상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을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덕성도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법원이 그에게 형사 기소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그가 가지게 될 힘을 상상해 보라”며 “그저 가드레일이 없는 트럼프를 상상해 보라.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들에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점 고심

이번 수락 연설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접점을 찾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그는 이스라엘과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라는 테러 조직이 일으킨 공포를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나는 항상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옹호할 것이며 이스라엘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은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잃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피난을 떠나는 등 그 고통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참담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견제는 계속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그는 “우주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