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서울 집값 뛰자…건설주 드디어 기지개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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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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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움츠려있던 건설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자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종합 부동산·건설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3일 7.66% 급등한 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에 이어 이날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 6개월간 2만원을 거의 못 넘던 주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2주(8월9일~23일) 사이에 17.64% 뛰었다. 같은 기간 GS건설(9.98%), 삼성물산(8.40%) 등도 강세를 기록했다. 건설 자재 종목인 한일시멘트(10.56%)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건설주들을 담은 KRX 건설 지수도 이 기간 3.97% 올랐다.

건설주들은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지난 1여년 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28만2638건으로 전 분기(25만7401건) 대비 9.8% 증가했다. 거래금액은 30.1% 늘어난 100조9506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2년 2분기 이후 최고치다.

최근 대출금리 하락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두 달 연속 내림세다.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2%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하락했다.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신규 분양도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착공물량은 12만7249세대로 전년 대비 30.4%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원가율' 개선 종목에 관심을 보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자재비와 인건비 등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공사비가 상승하면 원가율이 높아져 건설사의 이익이 감소한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의 원가율이 개선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고수익 개발사업으로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공사비가 급등한 2021~2022년 착공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어 경쟁사 대비 빠른 원가율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매출액은 4조3361억원, 영업이익은 23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7%, 21.6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지난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건축·주택 부문에서 정산 이익이 발생하고 도급증액이 이뤄져 원가율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최근 2개 분기 연속 매출총이익률(GPM)이 늘어나고 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종목별로 주가 상승폭은 다소 다르지만 건설 업종의 투자심리는 분명히 회복되고 있다"며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GS건설은 주가 저평가 매력이 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개발사업 확대로 이익률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