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사면 돈 번다"…역대급 전망에 투자자 '우르르'
금값이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승세를 탄 금 투자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트로이온스(31.1g, 이하 온스)당 금 가격이 최대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치솟은 가격에 투자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4대 시중은행 대표 PB(프라이빗뱅커)들에게 향후 금 투자 전략을 물었다.

이미 금값? 아직 ‘어깨’


최근 국제 금값이 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면서 표준 금괴 1개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300만원)를 돌파했다. 국제 금값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진 지난달 말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불확실성 증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질 때도 금값이 오른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 탓이다. 하지만 고액자산가들을 자문하는 시중은행 PB들은 일제히 “아직 멀었다”고 단언했다. 현재 시세를 ‘초여름’ ‘어깨’ 등으로 비유하며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봤다. 최정연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는 “미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환경이 안전자산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희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현재 가격은 어깨 정도 수준이라 머리까지 아직 여력이 남아있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금에 대한 수요까지 모든 여건이 금 가격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혁 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PB센터 팀장은 “중국과 인도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어 1년 새 10~20%까진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중앙정부의 금 매입 움직임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금 투자법

4대 은행 대표 PB들이 제안하는 투자법은 다양했다.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둔 투자자라면 금 실물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최정연 PB는 “보유 욕구와 장기적으로 상속, 증여를 감안한 투자자는 부가세 등 제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골드바를 구입하는 추세”라며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적립식 투자가 가능한 금통장이 선호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과세 혜택과 향후 금 실물로 교환 가능한 ‘KRX골드’ 투자도 추천했다. 이은경 팀장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금 시세를 따르지만 괴리가 적고 향후 원하면 실물로 전환이 가능해 고액자산가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금 ETF를 통해 연금 상품에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재혁 팀장은 “금 현물 시세를 추종하는 ACE 금 현물 ETF 등에 투자할 경우 과세 이연 효과가 있어 개인연금저축(IRP)을 통해 투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장기 투자 대신 목표 수익률 도달 시 매도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은경 팀장은 “골드바 같은 실물 금을 보유한 게 아니라면 10% 정도 수익률이 도달할 경우 차익을 실현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